생각 위를 걷다(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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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
바람이 부는 좋은 날 스치는 바람에 잠시 마음을 맡긴다. 살짝 차갑게 스치는 바람이 적잖이 마음을 기분 좋게 건드린다. 거부할 수 없는 미묘한 느낌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살며시 피어오른다. 보고픈 친구를 마음에 그릴 때 찾아드는 그리움의 손이 함께 했던 추억을 건드리며 내 안에 샘솟는 기쁨을 주는 것처럼 바람이 마냥 즐겁게 한다. 그래서 잠시 바람의 손길을 느끼며 걷다가 그대로 서서 스치는 바람이 마음을 건드리는 대로 몸을 움직인다. 오늘은 유난히도 스치는 바람이 내 마음의 귓가에 연인처럼 부드-럽게 속삭인다. 이럴 땐 사는 게 좋다. (월, January 29, 2024: mhparkⒸ2024)
2024.01.31 -
<자주 안개 짙게 낀 길 같은 인생길>
오늘 하룻길의 배경은 갑작스럽게 짙게 낀 뿌연 안개이다. 깊어 가는 겨울의 한복판에서 새 하얀 눈이 아니라 다시금 아침부터 짙은 하얀 안개가 나아가는 길을 수놓고 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꼭 우리가 걸어가는 인생길 같다. 그래도 저 앞이 잘 보이지 않지만 저 앞에도 길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운전해 가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생길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치 앞을 알 수 없고 내다볼 수도 없는 것이 인생길이지만 내일도 길이 있고 내일로 가는 오늘도 길이 있기에 그냥 조심하면서 그 길을 걸으면 된다. 그러면 그 길 끝에서 이어지는 내일 길을 만나게 된다. 그 확신과 마음으로 안개 짙게 낀 것 같은 오늘 길을 분명 이어질 내일 길을 생각하며 미소를 머금고 천천히 걸어간다. (목, January..
2024.01.26 -
<새와 테니스공>
새 한 마리 날개를 죽 펴고서 겨울 창공을 힘차게 날다가 잠시 쉬려는 듯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그 앞에 누군가가 던지거나 놓친 테니스 공 하나가 쓸쓸히 놓여 있다. 날다가 그걸 보고서 내려앉은 것일까? 신기한 듯 새가 가까이 다가가더니 고개를 조금 숙인 채로 물끄러미 공을 바라본다. 호수의 얼음 위의 새와 공 어색하면서도 나름 낭만적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눈에 비친 추운 겨울의 한 풍경이다. 잠시 후 발이 시려운 듯 갈매기가 다시금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갈매기의 힘찬 날갯짓이 차가운 공기를 가른다. 새가 떠난 빈자리에 우두커니 공만 홀로 남았다. 다시 홀로된 너 그러나 너무 외로워하지 말아라.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아도 내가 너를 다정히 보고 있으니까. (월, January..
2024.01.23 -
<그런 사람: ‘다시금’의 소중함>
다시금 당신을 찾았습니다. 근 한 달만 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싸라기 눈발이 날리고 겨울바람 차갑게 불었지만 당신을 찾아가는 마음에는 변함이 하나도 없습니다. 정겨움만 담겨 있습니다. 늘 그러하듯이 불편함에도 우리를 보고는 반갑게 흔드는 손길에 만남의 기쁨이 묻어납니다. 그 손길에서 우리에 대한 당신의 따스한 마음을 그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몸은 여전히 불편하여도 지난번보다 얼굴빛이 더 맑고 환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말투에도 그 모습이 그대로 묻어 있습니다. 올 한해는 물론이고 오래도록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긴 시간처럼 함께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오늘도 참 좋고 감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당신에게만큼은 기다림에 대한 기대를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어서 기쁩니다. ..
2024.01.22 -
<상록초 잔디처럼>
싸라기 눈발이 날리는 겨울의 한복판에서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바람이 걸어가는 내 뺨에 차갑게 스친다. 몸이 저절로 움츠러든다. 길옆 아파트 작은 잔디밭 그 위에 하얗게 쌓인 눈 위로 푸르른 잔디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추위에도 태연하게 꿋꿋하다. 보잘것없는 작은 풀이지만 소나무처럼 늘 푸르게 푸르게 그렇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세찬 바람과 살을 에는 하얀 눈의 차가움에도 상록초 잔디는 당당하게 생을 노래하고 있다. 나도 생이 주어지는 날까지 한겨울 눈 속의 잔디처럼 힘차고 강인하게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야지. (토, January 20, 2024: mhparkⒸ2024)
2024.01.21 -
<양념 눈>
금요일 아침 하늘에서 싸라기 눈이 내린다. 사르르 사르르 조금씩 내린다. 운전을 하면서도 그리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주말을 축하하는 졸업식 때 뿌리던 밀가루처럼 느껴진다. 음식을 하면서 마지막에 양념도 하고 소금을 뿌려서 간을 맞추듯이 오늘 아침 내리는 눈은 오늘 하루를 맛깔나게 하는 양념 같다. 오늘 하루도 복되고 멋진 날이 되도록 하늘이 손을 펴서 아침 여기저기에 하얀 양념을 뿌리는 듯하다. 양념 눈을 맞으며 걸으니 발걸음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그 감칠 맛 나는 느낌으로 오늘 하루도 여전히 가야 할 길을 걷는다. (금, January 19, 2024: mhparkⒸ2024)
202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