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8)
-
<방문자의 외로움과 고독>
실존의 싸늘한 거리를뛰는 가슴으로 걷는 발걸음은세상의 차가운 눈빛과반기는 이가 적기에언제나 외롭고 고독하다. 어느 날 울며 홀로 와서는방문자로 잠시 머물다가또 어느 날 쓸쓸히 홀로 떠나야 하는인생 그 끝 있는 멀지 않은 길을‘비록 굶어서 얼어 죽더라도뜨거운 가슴과 고독한 발걸음으로눈 덮인 산정 높이 올라가는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알아주는 이 하나 없더라도오롯이 걸어가는 것은 외롭고 고독한 실존을더 외롭고 고독하게 한다. 그래도 그 길을 멈추지 않고한걸음 또 한걸음 묵묵히 걸어가야만허전한 맘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인생의 여름 길은뜨거운 냉기로 식히고인생의 겨울 길은차가운 열기로 달구며가야 할 길을 올곧게 걷고 걸어야 한다. 실존의 거친 속삭임이 멈출 때까지뛰는 가슴은 가만히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화..
2025.01.22 -
<내일과 나>
어릴 적에는 빨리 어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어른들은 자기 마음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어른이 되면 무언가 특별한 게(?)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삶이 그리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특별한 게 없었다. 그저 일생을 구성하는 전 과정에서 각각의 시기를 거쳐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 발달의 관점에서 보면, 인생이란 요람에서 무덤까지, 곧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각각의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각각의 시기에 맞는 발달 과업을 적절하게 수행해 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인생에서 특별하거나 대단한 것을 추구하기보다 나의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나만의 고유한 것-..
2025.01.11 -
<참된 벗으로서의 자기 자신>
“벗을 찾아 헤매는 자는 가련하다. 왜냐하면 참으로 충실한 벗은 자신뿐이며, 밖에서 벗을 찾는 자는 자기 자신에게 참으로 충실한 벗일 수 없기 때문이다”(소로). ☞ 답글: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고 관계적인 존재여서 좋으나 싫으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산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독불장군처럼 자기 맘대로, 외딴섬처럼 홀로 살아갈 수 없다. 함께 살아가는 삶에서 그 ‘함께’를 구성하는 사람 중에 친구라고 불리는 존재가 있다. 실제로 친구는 많은 경우 삶에 힘과 위로와 즐거움이 된다. 그래서 우정은 인간적인 삶의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인간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자기 인생길을 자기가 걷는 것이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2024.12.25 -
<등대를 바라보다가>
해질녘붉고 파란 하늘 밑아름답게 물들어가는호숫가를 한가로이 거닐다가그 한쪽에 홀로 서 있는하얀 등대를 보았다.사시사철비가 오나 눈이 오나춥거나 덥거나맑거나 흐리거나해가 뜨나 해가 지나늘 같은 모습, 늘 같은 마음으로그렇게 서 있는 고적한 등대그 등대를 바라보면서한 가지 바람,한 가지 소원을 품었다.그 바람은오가는 배를 위해오래오래 그렇게 머물러 있으면 하는 것.그 소원은저 등대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여전히 가야 할 내게 주어진 인생길을소신껏 걸어가고 싶다는 것.집을 향해 뒤돌아서는 데황혼의 그림같은 아름다운 풍경이나를 축복이라도 하려는 듯더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었다.(금, December 20, 2024: mhparkⒸ2024)
2024.12.21 -
<발걸음, 앞으로>
인생길을 걸어가다가가끔 잠시 발걸음 멈추고뒤돌아 지나온 길을 바라보곤 한다. 그러면그 길 위에 모자이크처럼알록달록 새겨진희로애락의 인생 이야기가내 귓가에 바람 소리처럼 들려온다. 귀 기울여 가만히 듣다가눈가에 방긋 미소 지으며다시 길을 이어 걸어간다. 어떤 날은 가벼운 마음으로어떤 날은 무거운 마음으로어떤 날은 가벼운 발걸음으로어떤 날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래도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은언제나 한결같다. 오늘도 여전히 가야 할 길그 길의 마지막 지점을 향해한결같은 마음으로 오롯이 걸어가는도상의 한 존재로한 걸음 또 한 걸음 힘차게 뗀다.(수, December 18, 2024: mhparkⒸ2024)
2024.12.19 -
<내 마음의 빈자리와 당신>
오래전인생길을 걸을 때내 마음에는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생길을 걷다가 문득문득마음속 깊은 곳 그 빈자리에서허전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우연히 당신을 만났습니다.그때 당신이 내 마음으로 들어와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후로당신과 함께 인생길을 걸으면서홀로 있을 때도더 이상 허전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내 안에서내 마음을 만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있어서내 걷는 인생길이 한결 덜 외롭습니다.(목, November 28, 2024: mhparkⒸ2024)
2024.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