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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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눈 돌림>
어느 몹시 추운 날 오후에조용한 도서관에 앉아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보는데어느 순간 몸이 나른해지면서눈가에 졸음이 찾아들었다.눈꺼풀이 견디기 힘들 만큼아주 무겁게 느껴졌다. 그래서 졸음을 쫓아 보낼 겸고개를 들어 천장 쪽으로 나 있는유리창을 바라보았다. 널따란 유리창 밖으로푸르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거기에 회색빛 하얀 구름이쉼 없이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갑자기 저 구름을 따라어디론가 흘러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 마음 하나 꺼내어흘러가는 구름에 싣고함께 길을 떠났다. 나른한 몸은 도서관에 앉아 있지만마음은 구름 따라 자꾸만 흘러가고 있었다.얼마간 그렇게 마음으로 즐거운 여행을 했다. 그러다가 마냥 끝없는 유랑을 할 수 없어아쉬움도 있었지만다시 마음을 끌어다가 ..
2025.01.15 -
<길의 특성>
걸어가는 그 길이 어느 길이든지한 길을 오롯이 걷는 것은고귀하나 무척 고독하고 외롭다.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은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면더더욱 그렇다. 모든 길은자기의 모습을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는다.한 번에 다 보여주지도 않는다.한 걸음 한 걸음 걷는 사람에게숨바꼭질하듯 조금씩 보여준다. 길은자기의 끝을 아무에게나 내주지도 않는다.걷는 길이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포기하지 않고오롯이 끝까지 걷는 사람에게어느 날 갑자기 다다름이라는 자기 끝을 내어준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홀로 오롯이 걷는 길은멀고도 험하여 고독하고 외로워도끝에 이르면 기쁨을 얻는다.그 기쁨은 길이 주는 고귀한 선물이다. 길은 그 끝에서 그렇게 자기를 내준다.자기를 온전히 걸은 사람에게아낌없이 자기를 전부 준다.그것이..
2025.01.13 -
<내가 가는 길>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인생길 발걸음 가볍게 걷던어느 햇살 좋고 화창한 날 오후마음에 비친 한줄기 밝은 빛을 따라길을 나섰습니다. 얼굴에 행복한 미소 머금고아주 즐거운 마음으로거리에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나는 그 빛을 바라보면서나를 이끄는 대로삶을 노래하며 걸었습니다. 마음 가득 발걸음 꿈차게평탄한 길을 걸어가다가때론 안개 자욱한 길을 걷기도 하고때론 어두운 밤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때론 울퉁불퉁한 길을 걷기도 하고때론 세찬 비바람 몰아치는걷기 힘든 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때론 심연에 외로움과 고독이 스며들어내 안 가득 일렁일 때면마음 둘 곳이 없어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았습니다.아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꿈 담긴 내 삶의 바로 거기에아직 온전히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
2025.01.10 -
<내 마음의 은빛 줄무늬>
쉼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겨울이 깊어 가고 있다. 그 한복판에서 겨울 길을 걷는데몹시 차가운 바람이볼을 시리게 스쳐 갔다.순간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다 고개를 드는데하늘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그때 짙은 감색 하늘에서한 가닥 희망의 줄기를 보았다. 하늘을 자유롭게 흘러가는회색 구름 끝자락의 하얀 구름그 깃에 아름답게 빛나는밝은 햇살 담은 은빛 줄무늬가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잠시 구름에 가려졌어도밝은 해는 언제나 빛난다. 구름이 바람 따라 흐르니해가 다시 조금씩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순간 내 마음도저 하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하늘은 푸르고거기에 밝은 해가 늘 떠 있지만간혹 어떤 날에는회색 구름이 짙게 끼어볼 수도 느낄 수도 없을 때가 있다. 그래도 그 구름 뒤에는여전히 마음의 찬란한 해..
2025.01.07 -
<세월 위의 발걸음>
한 해의 끝자락에서걷던 길 잠시 발걸음 멈추고뒤를 돌아 지난 날 걸어온 길을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세월은 꼭 파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흐르는 세월도 파도처럼어떤 때는 잔잔하고어떤 때는 사나우니.세월 위를 걷는 발걸음은그래서어떤 때는 편하게 걷기도 하고어떤 때는 힘들게 걷기도 한다.지금껏 걸어온세월 위의 발걸음이 그랬다.여전히 걸어야 할 길들도그럴 것이니다가오는 또 한 해의 끝자락에서걸어온 길도 그럴 것이다.그러니세월이 잔잔히 흐를 땐 잔잔한 대로사납게 흐를 땐 사나운 대로그렇게 초연히 걸어갈 일이다.(수, January 1, 2025: mhparkⒸ2025)
2025.01.05 -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여기에 내가 있습니다.거기에 당신이 있습니다.어느 날,당신이 내게 다가와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그 후로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내 마음 깊은 곳에당신이 있습니다.그래서 내 마음 기쁜 곳에도당신이 있고내 마음 슬픈 곳에도당신이 있습니다.내 안의 당신, 당신 안의 나오늘도 나뉠 수 없는둘의 하나로, 하나의 둘로우리는 이렇게 서 있습니다.내 안에 당신이 있어서당신 안에 내가 있어서매일 오늘을 미래적으로 삽니다.(수, January 1, 2025: mhparkⒸ2025)
202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