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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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첫날>
화창한 3월의 첫날 잔잔히 부는 바람 따라 흘러가는 눈같이 하얀 구름 가득한 맑은 하늘 그 한가운데서 쏟아지는 밝은 햇살이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를 포근히 감싸며 이제는 봄이니 잠에서 깨라고 흔드는 듯하다. 한순간 작은 새 한 마리 어디론가 바삐 자유롭게 날아간다. 그 눈 부신 햇살 내게도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덩그러니 누워있는 은빛 조가비에 햇살 반짝이듯이 내 마음에도 눈부시게 반짝인다. 3월의 첫날을 아름답게 수놓는 맑은 하늘, 밝은 햇살 그리고 반짝이는 내 마음 그 모두를 발걸음에 고스란히 담는다. 그리고 또 하루를 걷는다. 어제는 어제대로, 오늘은 오늘대로 그리고 내일은 내일대로 주어지는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같은 마음으로 걷는다. (금, March 1, 2024: mhpark..
2024.03.02 -
<건반 호수의 빗방울 두드림>
호숫가에서 맞는 바람은 바닷가에서 맞는 바람처럼 언제나 감미롭다. 늘 내 마음을 기분 좋게 만진다. 그 감미로움 은은한 불빛 어리는 조용한 찻집에 가득히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처럼 마음속 깊은 곳까지 이른다. 오늘은 비 내리는 호숫가에서 그 바람을 느낌 다르게 맞는다. 잔잔한 호수에 쌀쌀한 바람 불어오니 조금씩 물결이 인다. 그 몸놀림이 아주 부드럽다. 거기에 빗방울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빗방울이 떨어질수록 호수 여기저기에 동그랗게 빗자국이 생긴다. 그런데 곧바로 사라진다. 빗자국이 그렇게 물속으로 잠긴다. 호수는 그렇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한마디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모두 다 품는다. 비가 끊임없이 떨어지니 호수는 어느덧 연주자의 부드러운 손이 끊임없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이 내려갔다 올라왔다 한다...
2024.03.01 -
<오늘 너 생각>
참으로 웃기게도 때로 내 생각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분주하게 지내다가도 문득문득 네가 생각날 때가 있다. 무의식에서야 늘 생각하지만 일상에서는 그렇지 못할 때가 있음이 적잖이 미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가끔이라도 생각하니 이해해 주려무나.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오늘 오후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기 전에 하던 대로 차를 호숫가에 대고서 차창 밖으로 물끄러미 비 내리는 호수를 바라보는데 환하게 웃는 너의 얼굴이 나타났다. 이쪽은 비가 하염없이 쏟아지는데 저쪽 구름 속에서 조금씩 얼굴을 내미는 해처럼 심연 내 생각 속에서 너의 얼굴이 밝게 떠올랐다. 내게 웃음을 주는 너의 모습이 다시금 보석처럼 소중하게 다가왔다. 그리운 친구야, 오늘은 네가 많이도 보고 싶다! 너도 가끔은 내가 보고 싶지? 우린 ..
2024.02.28 -
<달빛 밤>
쌀쌀한 찬바람 휘파람 소리 내며 나부끼는 구름 낀 어두운 밤하늘에 환하게 비치는 달빛이 살얼음 약간 언 겨울밤 호수에 초롱초롱 내려앉는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어둠은 밤의 배경이다. 그 위에 하늘의 달빛과 별빛들이 아름답게 수를 놓는 게 밤의 풍경이다. 밤은 그 나름의 세계가 있다. 밝은 햇살 저편으로 떠나가고 어둠이 사르르 밀려와 대지를 덮을 때 어느 순간, 어둠 속으로 달빛과 별빛들이 비집고 들어와 자리를 잡고는 어두운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다. 어둠은 빛이 있어야 밀린다. 검은 구름 지나가도 잠시 조금 가릴 뿐 다시 환하게 빛난다. 대지에도 내리고 호수에도 쏟아지는 밤하늘의 영롱한 달빛을 마음의 주머니에 하나둘 담으며 걷는다. 깊어 가는 밤의 아늑한 발걸음이다. (목, February 22..
2024.02.23 -
<마음 부신 오후>
어두운 밤하늘에서 대지로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처럼 날 밝은 하늘에서 짙푸른 호수로 하염없이 쏟아지는 반짝반짝 하얀 햇살이 눈 부시다. 강의실에서 한마디 또 한마디 끊임없이 쏟아내던 입을 잠시 다물고 말없이 바라보는 내 마음에도 눈 부신 햇살이 쏟아져 반짝이니 마음도 함께 부시다. 평화로운 오후 잠시 호숫가를 찾아와 차 안에서 쉬면서 물끄러미 호수를 바라보는 사람 여럿 찬바람 스쳐 가지만 호숫가를 조용히 거니는 사람 서넛 그들 중에 오늘도 나는 호숫가에 홀로 서서 눈부신 호수를 다정히 바라본다. 잠시 내 눈길을 훔치는 반짝이는 햇살 가득한 눈부신 호수에 마음도 빼앗긴다. 호수가 내 마음을 포근히 품는다. 그것이 내가 종종 이렇게 홀로 호숫가에 서는 이유다. (화, February 20, 2024: mhpa..
2024.02.21 -
<선물 만남>
자기 인생길 걸으며 격식을 차리지 않고서도 체면치레하지 않고서도 언제나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그런 만남은 누구에게나 고귀한 선물이고 커다란 복이다. 마음에 쉼을 주고 또 쉼이 되는 산소 같은 만남은 언제나 기쁨으로 다가온다.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참 좋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라면 식탁이 그리 풍성하지 않아도 언제나 즐겁고 커피 한 잔에 웃음꽃 피우며 나누는 담소는 아름다운 합창이 된다. 그런 만남을 가지며 사는 사람은 걷는 인생길이 좀 어렵고 힘들어도 언제 어디서나 행복한 사람이다. (토, February 17, 2024: mhparkⒸ2024)
2024.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