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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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위로>
옅은 회색이 조금 묻어 있는흰 구름 사이로화사하게 얼굴을 내미는 햇살의 미소가쌀쌀한 겨울날에 더욱 포근하게 다가왔다. 밝은 햇살은언제나 마음을 붙든다.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한산한 거리를 걷는데바람이 뺨을 스치며 지나갔다. 갑자기 마음에 형용할 수 없는어떤 좋은 느낌이 일었다. 바람은 늘 내게 나를 느끼게 한다.바람을 맞으면내 안의 내가 움직인다.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바람 속에서 마음의 쉼을 얻는다.바람에게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오늘처럼 바람에 묻어내 마음으로 다가오는 한 줄기 햇살도바람만큼이나 좋다.(화, December 17, 2024: mhparkⒸ2024)
2024.12.18 -
<어떤 날의 세 모습>
어젯밤에는 왜 그런지 아마도 힘든 일이 있어서인지 밤새도록 바람이 나뭇잎을 거세게 흔들며 울어댔다. 그리고 아침에는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하늘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 유리창을 세차게 두드리며 주룩주룩 내렸다. 하늘 따라 유리창도 덩달아 눈물을 흘렸다. 하늘마음 잠시 창문에 송알송알 맺히다가 땅으로 주르르 흘러내렸다. 높고도 넓은 가을하늘 그렇게 눈물을 흘리다가 얼마 후 눈물을 그치고는 밝은 웃음 햇살 비추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간밤의 바람의 울음소리도 아침의 비 눈물도 그치고 다시금 햇살이 나를 반겼다. 찻집에 조용히 앉아 진한 갈색 커피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삶을 생각했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조우하게 되는 많은 이야기 그대로 품고 걷고 싶은 길 그리고 가야 할 길 오늘도 그 길..
2024.11.03 -
<바람과 낙엽 그리고 나>
가던 길 잠시 발걸음 멈추고 가을을 느낄 겸 상념에 젖어 낙엽들만 머무는 쌀쌀한 늦가을 길 위에 가만히 서 있었다. 순간 다정한 바람 한 쌍이 도란도란 속삭이며 다른 바람들과 함께 가다가 뒤처져 길을 잃고 말았다. 그 길 잃은 바람 한 쌍 텅 빈 거리에서 갈 길을 찾느라 이리저리 서성이며 맴돌았다. 길 위에서 잠시 쉬고 있던 낙엽들 맴도는 그 바람에 쓸려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이나 함께 맴돌던 낙엽들 길 찾아 다시 떠나는 바람 따라 저편으로 뒹굴며 갔다.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도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사라져 가는 바람과 낙엽을 등지고 나의 길로 향했다. (화, October 29, 2024: mhparkⒸ2024)호숫가 산책로에서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