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테니스공>
2024. 1. 23. 04:47ㆍ생각 위를 걷다
새 한 마리 날개를 죽 펴고서
겨울 창공을 힘차게 날다가
잠시 쉬려는 듯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그 앞에 누군가가 던지거나 놓친
테니스 공 하나가 쓸쓸히 놓여 있다.
날다가 그걸 보고서 내려앉은 것일까?
신기한 듯 새가 가까이 다가가더니
고개를 조금 숙인 채로
물끄러미 공을 바라본다.
호수의 얼음 위의 새와 공
어색하면서도 나름 낭만적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눈에 비친
추운 겨울의 한 풍경이다.
잠시 후
발이 시려운 듯 갈매기가
다시금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갈매기의 힘찬 날갯짓이
차가운 공기를 가른다.
새가 떠난 빈자리에
우두커니 공만 홀로 남았다.
다시 홀로된 너
그러나 너무 외로워하지 말아라.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아도
내가 너를 다정히 보고 있으니까.
(월, January 22,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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