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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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삶을 노래하리라>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빛을 가슴 가득 모아 담아 그것을 먹물로 삼고 내 마음의 붓으로 그리움의 시를 씁니다. 하늘 가득 빛나는 별들은 어느 새, 나의 분신이 되어 내 마음의 그리움을 그대에게 전해주는 듯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행복의 보금자리 그 한 곳을 향해 힘껏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토록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대지에 어둠이 내릴 때면 매일 복된 하루의 삶을 희망차게 마무리하고 기지개를 펴는 우리에게 지금 오고 있는 많은 행복이 저 언덕 너머에서 거칠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 것은 아니어도, 비록 우린 지금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러나 때가 되면, 우리 다시 만나 그 행복을 함께 노래할 것입니다. (일, May 7, 2023: mhparkⒸ2023) * 예전에 내 삶의 자리에서 썼던 수필시를 덧..
2023.05.09 -
<가을 보내기>
가을이 가고 있다. 색동옷 나뭇잎 떨어내어 빛바랜 낙엽으로 대지에 뒹굴게 하면서. 가을이 가고 있다. 겨울에게 여기로 와 앉으라고 바람으로 손짓하면서. 가을이 가고 있다. 우리 마음 힘껏 흔들어놓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무정하게 떠나고 있다. 가을이 가고 있다. 내 마음 한 구석에 삶에 대한 물음 하나 던져놓고 희미한 미소 뿌리며 가고 있다. 가는 널 붙잡지 않으리라. 붙잡아도 잡을 수 없고 머물지도 않을 테니. 가는 너에게 미련을 갖지 않으리라. 너와의 만남 짧았지만 네 속에 내 흔적을 남겼으니 너 떠나도 그 흔적 내 삶에 깊이 남아 오는 겨울에도 나의 삶을 노래하게 될 것이니. 머잖아 가을의 모퉁이를 돌면 하얀 겨울이 보일 텐데 오늘 하루도 그를 맞을 준비 동일한 삶으로 해야지...
2023.05.08 -
<시간 속의 여행>
시간은 화가다. 오고가는 계절마다 세상이란 화판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어떤 때는 푸른 세상을 어떤 때는 빨갛고 노란 세상을 또 어떤 때는 하얀 세상을... 시간 위를 걷는 발걸음은 그렇게 푸르고 빨갛고 노랗고 하얀 세상을 지나며 저마다 보이지 않는 흔적을 차곡차곡 세월 속에 남긴다. 이 가을에 길 옆 벤치에 홀로 앉아 언제나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시간이 그리는 세상을 말없이 품는 한 그루 나무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시간은 내 인생에도 화가다. 생의 계절마다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내 곁의 나무처럼 시간이 내 삶에 그리는 그 세상을 말없이 품으며 여전히 가야할 남은 길을 같은 모습으로 시간 위를 걸어가야 한다.’ 그렇게 잠시 생각에 잠기다 조용히 일어나 다시금 흐르는 시간 속으로 ..
2023.05.08 -
<시월 그리움>
해마다 시월이 되면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큰 그리움 하나 있다. 쌀-쌀-한 바람 그 사이로 떠오르는 뚜렷한 영상 아직 내 기억에 이렇게 선명한데 어느 날, 넌 홀연히 그렇게 가버렸다. 이 계절의 나뭇잎처럼 아름답게 물이 들다 어느 바람 부는 날 채 온전히 물들지 못했는데 아쉽게도 낙엽이 되고 말았다.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던 작은 찻집에 앉아 옛날을 그 옛날을 함께 추억하곤 했는데 이제는 반쪽 동무로 남아 이렇게 너를 생각하며 그리워한다. 시월이 되면 아름답게 물이 들다 지는 낙엽을 보면 네가 더욱 그리워지는 건 낙엽 따라 가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월은 가슴 시린 계절 그리움이, 크고 깊은 그리움이 이 시린 가슴에 하염없이 사무친다. 가을 그리움 가을 낙엽 따라 가버린 그리운 너. 내 마음 이렇게..
2023.05.07 -
<낙엽 소리>
가을, 이 계절이 지나는 자리엔 언제나 앙상한 가지와 대지에 편히 누운 노랗고 빨갛고 갈색 낙엽들만 덩그러니 남는다. 쌀쌀한 바람 며칠 불어오면 이마저 힘없이 뒹굴다가 바람 따라 쓸쓸히 어디론가 사라져갈 게다. 저편으로 조금씩 해가 져가는 시간에 그림 같은 가을 공원 한쪽을 홀로 걸으며 조용히 내딛는 걸음마다 바스락바스락 밟히는 낙엽소리가 가을 속을 걷는 내 귓가에 청아하게 들려온다. 쓸쓸함보다 더 깊은 실존을 느낀다. 잠시 서로 마주보고 있는 벤치에 앉아 조용히 내 앞의 또 하나의 실존을 보며 다정히 한 마디 건넨다. ‘너, 나구나!’ 그렇게 한참을 마주보다가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나 한걸음 또 한걸음 내딛는다. 예쁜 낙엽들이 걸음마다 진하게 느껴진다.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2023.05.07 -
<시린 가슴에 새기는 희망>
늦가을이 되기 전 물이 채 들기도 전에 지는 잎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더욱이 잎 스스로 지는 것이라면 더더욱 슬퍼진다. 그리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떨어져야 할 운명인데 굳이 스스로 져야하는가. 곁가지 끝에 간신히 붙어있는 게 말할 수 없이 힘에 겨워도 떨어질 때까지는 조그마한 소리로라도 생의 사계절을 이야기하자. 그리고 겨울이 끝나갈 쯤에 쌀쌀한 바람 한 가닥 삶을 살짝 스치며 지나갈 때 눈물 한 방을 아무도 모르게 살짝 떨구며 조용히 지자. 여름철 그리고 가을철 세찬 비바람 유유히 견디다가 어느 날, 그렇게 져 가자. 그때 홀연히 떨어지자. 허공을 자유롭게 훨훨 날아서 대지에 사뿐히 내려앉자. 그때까지는 그렇게 스스로 지지 말자. 삶이 아파도 아직 가슴에 남겨둔 희망 조각 하나 여전히 우리 시린 가슴..
202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