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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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담는 그릇>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듯한 하루의 삶을 고이고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있어서 좋다 아침 안개처럼 허무하게 사라져버리고 마는 듯한 또 하루의 삶을 고즈넉하게 담을 수 있는 의미가 있어서 좋다 어느 늦은 가을 날, 한 줄기 작은 바람결에 힘없이 지는 마지막 잎처럼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이 작은 삶을 희망차게 담을 수 있는 내일이 있어서 좋다 해 아래를 붙잡아주는 해 위의 눈으로 보면 오늘 하루도 그 그릇에 의미 있게 담기는 내일을 위한 하루가 된다. 누구든 하룻길을 성실히 걸어가다 보면 내일이라고 불리는 또 하나의 오늘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내일을 진하게 꿈꾸며 오늘을 매우 현실적으로 사는 존재다. (월, April 24, 2023: mhparkⒸ2023) * 예전에..
2023.04.26 -
<그 한길을 걷다가>
인생길에서 받은 것 하나 가슴에 다소곳이 담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쯤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이제는 다른 길을 가자’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홀로 걷는 길 힘이 부치고 마음에 깊은 외로움 한 겹 더해지면 길가에 홀로 앉아 있는 큰 돌멩이 하나 벗 삼아 걷던 길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맡긴다. 그렇게 한참을 쉬다가 조용히 스치는 바람 내 귓가에 남기고 간 말 살포시 펴보다 다시금 맘 다잡고 일어나 가던 길 힘껏 나선다. (일, April 22, 2023: mhparkⒸ2023) * 예전에 내 삶의 자리에서 썼던 것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24 -
<호숫가에서>
호수의 파도 줄지어 밀려와 모래 위에 포말로 부서지며 사라질 때 파도 소리 내 귓가에 다가와 앉는다. 갈매기들 물 위를 사-알짝 만지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나들이 온 오리들 물 위에서 흥겹게 노닐 때 바람 소리 내 볼에 스치며 속삭인다. 하늘은 파랗게 맑고 땅은 짙게 푸르다. 그리고 내 마음은 호수에 눕는다. 호수의 몸짓이 감미로운 음악처럼 내 마음에 잔잔히 스민다. 아! 기분이 널뛴다. 참 좋다. (목, April 20, 2023: mhparkⒸ2023) * 예전에 내 삶의 자리에서 썼던(2012/11/07) 수필시를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21 -
<기다리는 마음>
얼마나 더 기다려야 다시 당신을 만날 수 있는지. 반가운 기별 아직 멀리 있기에 이 밤 이렇게 소리 없이 깊어갈수록 당신을 향한 간절함도 더욱 깊어갑니다. 전에 달빛 그늘에 내 몸을 뉘면 당신의 손길 내 쉼을 타고 평온을 가져오더니, 이제는 그 시간 다시 느낄 수 없어 내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됩니다. 당신의 그 자취 시간에 묻혀 만질 수 없기에 다시금 당신을 느끼고 싶은 마음 이토록 깊고 크기에 난 이 밤도 가슴 시리게 애태우며 당신을 이렇게 기다립니다. (수, April 19, 2023: mhparkⒸ2023) * 예전에 내 삶의 자리에서 썼던(2012/11/08) 수필시를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20 -
<인생은 배>
인생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저편 생의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노저어가는 나룻배. 나, 주어지는 매일매일 세상이란 쉽지 않은 바다를 힘껏 노저어가네. 가는 길 갑자기 거친 풍랑이 일어 나를 위협해도 곁에서 함께 가는 이 내게 큰 힘이 되어 주니 나, 오늘도 그 믿음 가지고 힘차게 노저어 가네. 생의 바다 저편에 이를 때까지. (수, April 19,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2012/11/09)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19 -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떠나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오는 겨울을 느낀다. 빠르게 흘러가 버린 지난 시간을 잡으려는 헛된 몸짓에서 깨어나 똑바로 겨울을 본다. 어제는 집 옆 공원 잔디 위에 평온하게 누워 있는 낙엽들을 보며 그네를 타다 문득, 언덕 너머로 지나간 시간을 보았다. 뿔뿔이 널려 있는 삶의 조각들이 시간들 틈에 끼어 나의 지난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련히 밀려오는 먼 기억 속 비스듬히 젖혀진 그 시간이 나를 과거로 부르고 있었다. 지금 이토록 그리운 너이지만 가을의 끝자락은 겨울의 입구로 소리 없이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지금 가을을 뒤로 하고 겨울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월, April 17,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