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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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름답다>
모든 꽃은 아름답다.그것은 꽃이기 때문이다. 하얀 겨울꽃도 아름답다.그것도 꽃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꽃이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잠시 피었다가 지기 때문이다. 꽃은언제나 푸르른 상록수 같지 않다.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고정처 없이 떠가는 구름 같다. 앙상한 겨울나무에푸르른 겨울나무에아름답게 폈던 하얀 겨울꽃들이햇살 가득한 날아쉽게도 한 방울 두 방울 떨구며 졌다. 그렇게 겨울꽃은 다른 꽃들보다더 빨리 지기에 애처로워도햇살 품는 눈꽃이 쉬이 져도늘 눈길도 마음길도 간다. 내 마음을 하얗게 만지는하얀 겨울꽃들잠시나마 피었다 지더라도내 마음에는 언제나 상록수처럼사계절 꽃으로 피어 있다.(목 February 20, 2025: mhparkⒸ2025)
2025.02.21 -
<겨울나무에 피는 꽃>
찬 바람 세게 불던 저녁 무렵앙상한 겨울나무에 갑자기 꽃이 피었다.이가지 저가지 예쁘게 꽃이 피었다. 온통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추운 겨울에 피는 설화다. 눈꽃은 겨울에만 핀다.그래서 눈꽃은 겨울꽃이다. 눈꽃은 풀에 피지 않고나무에 핀다.그래서 눈꽃은 나무꽃이다. 풀꽃은 여러 날 길게 살다 지지만눈꽃은 하루살이처럼 짧게 살다가 진다. 풀꽃은 해를 보면 방긋 웃지만눈꽃은 해가 나오면한잎 두잎 눈물 흘리며 떨어진다.그렇게 슬프게 져간다. 눈꽃은 그렇게 쉬이 떨어지지만그래도 아름답다.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곱디곱다. 나무에 핀 하얀 눈꽃을 보면마음도 덩달아 하얘진다. 오늘 갑자기 펑펑 내린 눈이앙상했던 겨울나무에꽃으로 밝은 희망을 달아주었다.내게 화사한 낭만과아름다운 꽃 마음을 주었다.(금, Januar..
2025.02.02 -
<또 하룻길>
차갑게 스쳐 지나가는한 줄기 바람에 묻어허공으로 사라져가는나의 하얀 입김이아직 겨울임을 보여준다. 겨울의 한가운데서바람은 여전히앙상한 겨울 나뭇가지 사이를부드럽게 스쳐 가고차가운 대지 여기저기에하얗게 덮여 있는 잔설들은말없이 하루를 그리고 있다. 어느덧저물어가는 황혼의 저녁노을이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시간차가운 도심의 거리를 채우는분주히 오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이둥지를 찾는 새들처럼 집으로 향한다. 난 또 하룻길을 오롯이 걸어여기까지 와서말없이 홀로 이렇게 서 있다. 잠시 차가운 눈빛으로물끄러미 하늘을 보다가여전히 가야 할 길을 생각하며조금씩 하루의 문을 닫는다. 내일 또다시 내일의 해가 뜰 것이다.난 또 하룻길을 그렇게 걸을 것이다. (화, January 28, 2025: mhparkⒸ2025)
202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