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보내기>
2023. 5. 8. 05:02ㆍ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가을이 가고 있다.
색동옷 나뭇잎 떨어내어
빛바랜 낙엽으로 대지에 뒹굴게 하면서.
가을이 가고 있다.
겨울에게 여기로 와 앉으라고
바람으로 손짓하면서.
가을이 가고 있다.
우리 마음 힘껏 흔들어놓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무정하게 떠나고 있다.
가을이 가고 있다.
내 마음 한 구석에
삶에 대한 물음 하나 던져놓고
희미한 미소 뿌리며 가고 있다.
가는 널 붙잡지 않으리라.
붙잡아도 잡을 수 없고
머물지도 않을 테니.
가는 너에게 미련을 갖지 않으리라.
너와의 만남 짧았지만
네 속에 내 흔적을 남겼으니
너 떠나도
그 흔적 내 삶에 깊이 남아
오는 겨울에도 나의 삶을
노래하게 될 것이니.
머잖아
가을의 모퉁이를 돌면
하얀 겨울이 보일 텐데
오늘 하루도 그를 맞을 준비
동일한 삶으로 해야지.
어느 날,
어느 날 문득 그와 조우할 때
당황하지 않도록.
(목, October 27, 2022: minheeparkⒸ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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