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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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변화>
흐르는 강물처럼 오늘도 아무런 기척 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시간은 흐르고 흐르다가 때가 되면 어느 순간 우리 곁에 새로운 계절을 던져놓고 간다. 계절이 지나는 자리에는 다시 돌아갈 수 없게 언제나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놓인다. 새로운 계절의 흔적이 여름 내내 푸르던 나뭇잎들에 드리워지고 있다. 떠나가는 시간이 나뭇잎들에 색을 입히고 있다. 이처럼, 흐르는 시간의 파도에 한 계절이 밀려가고 또 한 계절이 밀려오고 있다. 오늘 아침 걷다가 나무들 사이에서 나뭇잎들 사이에서 문득 그 변화의 한 장면을 보았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한 동안 바라다보았다. 미소를 머금으며 바라보았다. (수, September 28, 2022: mhparkⒸ2022)
2023.02.12 -
<등대>
오늘도 하얀 옷에 빨간 모자를 쓰고 거기에 홀로 말없이 서 있는 너는 등대. 한 평생 호숫가 한 켠에 서서 낮에는 쉬다가 밤에는 어둠을 밝히는 너는 안내자 지나는 배의 길잡이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의 나루터 해가 뜨나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거기에 서서 밝은 햇살, 세찬 비바람, 그리고 거센 눈보라 다 맞으며 지나온 날들 오늘도 너는 꿋꿋이 서서 실바람과 잔잔한 파도만 넘실대는 푸르른 호수를 말없이 바라본다. 그런 너를 나도 말없이 바라보며 내 마음의 등대를 생각한다. 그리고 한 동안 그 등대를 응시하다 나는 다시 갈 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수, September 21, 2022: mhparkⒸ2022)
2023.02.12 -
<길과 빛>
날마다 빛을 따라 걷는 인생길 낮에도 밤에도 한 줄기 빛 비춰온다. 오늘도 걸어가는 길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바르게 잘 걸어가도록 어둠 조각들 내려앉은 길 위로 은은한 불빛 비춰준다. 오늘도 빛을 보며 빛을 따라 걷는다. 걷다 보면, 이런저런 어려운 일들 만나겠지만 걸려 넘어지지 않게 비춰주는 밝은 빛을 따라 주의하며 힘찬 발걸음 떼어야 한다. 길 위의 빛이 발걸음을 지킨다. (월, August 29, 2022: mhparkⒸ2022)
2023.02.12 -
<바람과 구름 그리고 나>
무더운 여름 어느 날, 작은 공원 모퉁이 한 벤치에 홀로 앉아 넓고 높은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에 바람과 구름이 있다. 보이는 구름, 보이지 않는 바람. 바람은 끊임-없이 구름의 얼굴을 바꾸면서 흘러보낸다. 하늘은 구름의 모양 따라 모습을 바꾸고 있다. 바람이 마음대로 하늘 캔버스에 구름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구름은 바람의 하인 같다. 바람의 손놀림에 순응하고 또 순응하니. 그래도 구름은 바람이 있어 변할 수 있다. 바람은 구름의 은인이다. 하늘을 바라보는 내게도 바람이 불어오고 불어간다. 바람이 구름을 바꾸듯이 내 마음도 바꿔달라고 스쳐가는 바람에게 한마디 건넨다. 바람아, 내 마음도 바꾸어주렴. 바람아! 아, 바람아! (일, August 7, 2022: mhparkⒸ2022)
2023.02.11 -
<즐거운 읽기 생활>
오늘도 책을 편다. 책을 펴면, 책도 내 마음을 편다. 그리고 펼쳐진 마음으로 글에 눈을 가져다 대고 내 마음을 하나하나 포개면 글의 숨결이 마음에 스민다. 글의 물결이 마음을 흔든다. 그래서 매일매일 책을 편다. 그런 기쁨을 마다하는 것은 삶의 즐거움을 마다하는 것이다. 책 속에는 세계가 있다. 때문에 책 속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거기에서 사람을 만나고 스승을 만나고 사상도 만난다. 읽다가, 읽다가 내 마음을 만지는 글을 만나면 심장이 마구 뛴다. 내면이 파도친다. 그 느낌을 거부할 수 없다. 오늘도 책을 편다. 책과의 즐거운 만남이 언제나 내 삶에 있다. 즐거운 읽기 생활! (일, July 31, 2022: mhparkⒸ2022)
2023.02.11 -
<틈 사이의 빛, 소원을 품게 하다>
나무들 우거진 숲속으로 아침 햇살 영롱하게 스며든다. 빛줄기 여러 가닥 나뭇가지들과 나뭇잎들 그 틈 사이로 숲속 깊숙이 찾아든다. 음지에 양지를 새긴다. 어젯밤 내린 비로 빗방울 머금어 촉촉한 나뭇잎들 그 잎들의 손놀림이 내리는 빛줄기에 선을 그으며 물방울들 물보라로 대지에 떨군다. 하늘에서 내리는 빛줄기에 돌연 마음이 빼앗겨 가만히 서서 보다가 그늘진 마음에 소원 하나 품는다. 내 마음속에 있는 푸르른 숲속 가득한 나무들 그 가지들과 잎들 사이로도 영롱한 햇살 줄기줄기 내리기를. 그 작은 바람 걸음걸음마다 가득 담고서 또 하루를 걷는다. (목, July 21, 2022: mhparkⒸ2022)
2023.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