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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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 나무에게서 배우는 교훈>
요즈음 아침마다 유난히도 한 그루 나무에 눈이 간다 저절로. 그 나무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늘도 그랬다. 그 나무의 자태가 날마다 새롭다. 매일매일 더욱 풍성하게 옷을 입는다. 그렇게 날로 날개를 펴는 나무는 5월의 표상이다. 푸르른 잎새로 날마다 자기 꿈을 펼치고 있다. 지난겨울 나무 속 깊이 담긴 생명의 힘이 웃음 띤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힘차게 세상을 향하고 있다. 사나운 눈보라, 세찬 비바람 맞으며 깊은 고요 속에 얼마나 길고 간절한 기다림이었던가! 그래서 이 오월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때를 따라 내리는 은총 속에 꿋꿋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누구나 이렇게 때가 되면, 그의 때가 되면 두꺼운 껍데기를 뚫고 힘차게 솟아나는 5월의 때가 있으리라. 그 시간을 향해 끊임없이 마음을 꿈틀거려라...
2023.02.06 -
<함께 꿈길을 걷다>
4월 어느 햇살 좋은 봄날 뛰는 가슴에 그리움 가득 담고서 정겹게 다시 만났습니다. 오랜만의 해후였습니다. 그렇게 만난 우리는 분위기 좋은 찻집에 앉아 한 동안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구수한 커피향보다 더 진하고 향긋한 내음을 주변에 가득 풍기며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 속에 푹 잠겼습니다. 우리 이야기가 찻집을 가득 채울 때쯤 밖으로 나와 고향 느낌 가득한 멋진 곳 여기저기에 나 있는 아름다운 길, 꿈길을 정겹게 걸었습니다. 바로 그날의 우리 만남, 우리 걸음을 위해 아주 오래 전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걸음걸음 추억을 남기며 걸었습니다. 오래 전에 교정을 함께 걸었던 것처럼, 변함없이 같은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어릴 적 걷던 정겨운 고향길 같은 멋진 길에 훗날 웃으며 되..
2023.02.06 -
<문득 경이를 느끼다>
4월의 어느 날 아침 비슷한 날 같지만 특별하게 다가온 날에 일상 속에서 경이와 조우했다. 하던 일 잠시 멈추고 창밖으로 눈을 돌리는데 문득 눈길이 한 곳에 머물렀다. 시선이 경이에 사로잡혔다. 갑자기 두 눈에 늘 거기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크고 작은 단단한 잿빛 가지들에서 연녹색 작은 잎들이 마치 연녹색 꽃 같이 보이는 작은 잎들이 화사하게 푸르른 생명으로 힘차고 활기차게 돋아나고 있었다.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한걸음 또 한걸음 세상을 향하여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날마다 서서히 서서히 날개를 펴고서 세상을 향해 잎바닥을 펴고 있었다. 그것을 이제야 경이로이 보게 되었다. 생명은 이렇게 때가 되면, 자기 계절이 되면 어김없이 그의 때를 따라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 푸릇푸..
2023.02.05 -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
눈앞에 한편의 풍경화처럼 펼쳐진 창문 너머 푸르른 넓은 바다 배 한척 평온하게 노니는 잔잔한 바다 햇살 총총 쏟아지는 청아한 은빛 바다 이토록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 잠시 황홀한 마음으로 거울 너머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가 마음에 가득 들어온다. 곧이어 마음이 바다가 된다. 저 넓은 바다에 내 마음 올려놓고 조금씩 조금씩 넓게 펼친다. 고요히 바다를 바라볼수록 마음이 푸르러진다. 잔잔해진다. 은빛으로 반짝인다. 이렇게 언덕 위 전망 좋은 찻집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내 마음에 스쳐가는 잔잔한 바람 꽃잎 하나 띄우고 간다. 그 꽃잎 내 마음 여기저기에 떠다닌다. 푸른 물결 잔잔히 일렁일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일렁인다. 일렁이는 내 마음, 멈출 수 없는 내 몸짓은 그대 향한 내 영혼의 갈망이다. 바다를 물..
2023.02.05 -
<청설모의 아침>
이른 아침 검은 청설모 한 마리 광야의 무법자 마냥 텅 빈 거리에 폼 잡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얼굴 보며 사진을 찍는데도 내가 무섭지 않은 듯 꼼짝도 하지 않고 두 손을 모은 채 무언가 입에 물고 오물거렸다. 그때 갑자기 저쪽에서 거리의 침묵을 깨는 커다란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청설모 길 옆 화단으로 재빨리 줄행랑을 놓았다. 그러나 잠시 후 자동차가 지나가고 나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금 그 자리로 돌아와 똑같은 모습으로 섰다. 오늘 아침 거리의 귀염둥이 청설모. (화, April 19, 2022; mhparkⒸ2022)
2023.02.05 -
<시골 집 장독대>
어린 시절 사골 집 담장 바로 옆에는 조그마한 장독대가 하나 있었다. 거기에는 크고 작은 진한 갈색 장독들이 놓여 있었다. 사시사철 옹기종기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다. 계절마다 장독에는 서로 다른 것이 담겼다. 어떤 때는 장독에 검붉은 고추장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어떤 때는 장독에 검은빛 간장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어떤 때는 장독에 먹음직스러운 동치미가 윗자락에 살짝 얼어붙은 채로 가득 담겨 있었다. 시골집 장독대는 어린 시절 추억이다. 그 시절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목, April 14, 2022; mhparkⒸ2022)
2023.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