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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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 핀 잔디 꽃>
차가운 바람 불어오더니 아주 점잖게 눈이 내렸다. 주변이 온통 하얗다. 여름 내 푸르던 잎들 가을 맞아 아름답게 단장하더니 찬바람 불기 전 하나 둘 대지로 생을 던지고 벌거숭이 몸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 모습 가엾게 보였는가보다. 눈송이 하나 둘 앙상한 가지마다 사뿐히 앉더니 어느새 눈꽃을 피웠다 하얗게. 너, 참 아름답다. 그리고 나무 밑 푸른 잔디 겨울을 잊은 듯 젊음을 뽐낼 때 눈송이 내리니 너도 눈꽃이 되었다 잔디 꽃. 겨울 속의 나무 꽃은 하얀데 추위에도 너는 이토록 푸르다. 겨울 속의 잔디 꽃 너는 강인한 용사다. 움츠러든 내 맘에 희망의 열정을 뜨겁게 지핀다. (화, April 5,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2012, 12, 3)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06 -
<인생 겨울과 기쁨>
세상은 넓어도 삶은 그리 길지 않은데 우리는 왜 자꾸 먼 것만을 바라며 사는가. 짧디 짧은 인생길 가다보면 끊길 텐데 마냥 살 것처럼 헛된 모습. 머지않아 걸어온 삶 주워 담아야 할 시간이 오니 지난봄에 뿌린 씨앗들 얼마나 자랐는지 내 안을 들여다 볼 일이다. 너를 보니 내 삶의 가을은 풍요로움 가을에 열매 풍성히 거두어 겨울에 참된 기쁨을 남겨야지. (토, April 1,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2012, 11, 19)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05 -
<동행 속의 해후>
찬바람 세고 가득한 날에는 그대의 넓은 품에 포근히 안기고 싶었다. 차가운 바람 맞으며 걸어온 멀고도 오랜 길 긴 밤 잠 못 이루며 뒤척이던 힘겨운 날들 속에 아픔만 남더니, 이제는 그 아픔들 하나 둘 아물어가고 생의 바다에 세차게 일던 풍랑도 잠들어 고요 속에 잠긴다. 그리고 찬바람 양날에 깊게 상처 난 마음 그 언저리에 작은 꽃망울 푸르게 움텄다 희망의 서곡처럼. 혼자라고 느끼던 그 깊은 고독의 시간에도 함께 걷던 그대 마음 이제야 읽으며 조용히 무릎 꿇고 기쁨으로 맞이하는 아주 오래된 해후여! (월, April 3,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2012, 11, 20)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4.03 -
<어느 가을밤의 풍경>
늦가을 늦은 깊은 밤 날개 잃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스쳐가는 바람이 시리다. 간혹 가로등 불빛 서너 가닥 아직 달려 있는 갈색 잎 끄트머리 모난 모서리에 조용히 내려앉는 것을 보노라면 나는 순간 침묵이 된다. 어두운 고요 속 길 잃은 차가운 바람만 쓸쓸히 대지를 훑고 갈 때 그 바람 소리 방금 잠든 밤을 살며시 깨운다. 자꾸만 뒤척이는 밤의 몸놀림에 어느새 나도 잠을 잊고 창밖 가로등 불빛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둠이 짙어갈수록 밤은 그리움을 하염없이 토해 내고 가로등 불빛 따라 나도 덩달아 마음의 날개를 편다. 그리고 내 마음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 저편으로 가다가 문득 옛 이야기들을 만난다. 새벽이 그리 멀지 않은데 그리움이 자꾸 피곤한 나를 건드린다. 별들마저 모두 잠든 이 깊은 밤에 그 유혹 뿌..
2023.04.02 -
<견딜 수 있는 존재의 무거움>
내 곁에 있다고 느낄 때 당신은 내게서 멀리 있었습니다. 내게서 멀리 있다고 느낄 때 당신은 내 곁에 있었습니다. 여전히 가야 할 나의 길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내딛는 걸음걸음 앞서간 당신의 발자국을 보며 그 옆에 나란히 맞춰 딛고 싶습니다. 걷다가 마음 곤하고 몸 지쳐 당신 어깨에 다소곳이 기대어 쉬고 싶을 때 나의 지친 영혼, 나의 무거운 존재 잘 견딜 수 있게 당신의 포근한 품으로 나를 받아주십시오. (목, March 23,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12/08/2012)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3.25 -
<밤하늘, 별들의 놀이터>
이 밤도 어둠이 냇물처럼 잔잔히 흐르고 있다. 한시도 눈을 붙이지 못하고 쓸쓸한 거리를 고적하게 지키는 가로등은 질세라 차가운 대지 위에 끊임없이 불빛을 떨구고 간혹 불어 스쳐가는 바람은 어서 가자고 어둠을 재촉하는 듯 하다. 바람 따라 어둠의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우주공간은 검푸른 망망대해 같다. 밤하늘은 여기저기 아름답게 수놓는 별들의 놀이터 그리고 오늘따라 달이 유난히도 밝다. 고요하던 밤이 향연처럼 흥겹다. 어느새 나도 그곳에서 즐겁게 뛰놀고 있다. (목, March 23,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을 덧붙여 고쳐 쓰다.
2023.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