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
<비오는 날 아침산책>
오늘 아침 촉촉이 내리는 비는 새로운 날에 또 다른 분위기를 입히고 있다. 말없이 주룩주룩 비 내리는 산책로를 우산을 쓰고 걷는 발걸음에 사각사각 밟히는 낭만이 깃든다. 잔잔히 부는 바람은 아직 머물고 있는 여름에 이제는 떠날 채비를 하라고 귀띔하며 서서히 여름을 밀어내고 살-짝 살-짝 가을을 불러오는 듯하다. 비 오는 날의 낭만 은은하게 서린 아침 가득한 산책로를 우산을 쓰고 홀로 걸어도 그리 쓸쓸하지 않다. 오히려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멋진 산책로는 비가 내려도 여전히 멋지다. 촉촉한 느낌을 담기에 더 멋져 보인다. 홀로 걷는 즐거운 낭만을 느낀다. 길 옆의 나무들과 풀들은 빗물에 샤워를 한 탓인지 더 맑고 진하게 푸르다. 대지에 스미지 못한 빗물들이 길 위에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
2023.08.25 -
<가다보면 그럼에도>
인생이란 바다에서 항해를 하다 보면 잔잔할 때가 많지만 어떤 날은 거친 풍랑을 만나게 된다. 사나운 폭풍우도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계속 항해한다. 가야 할 목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거리에서 걸어가다 보면 평온할 때가 많지만 어떤 날은 비바람을 만나게 된다. 눈보라도 만나게 된다. 그래도 계속 걸어간다. 가야 할 목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길을 걷다 보면 그 걷는 길이 밝은 대낮 같은 때가 있지만 어두운 밤에 길을 잃은 것 같은 때도 있다. 그 걷는 길이 밝을 때는 길가의 표지판을 따라 걷고 어두울 때는 밤 하늘 길잡이 별들을 보며 한걸음 또 한걸음 주의 깊게 걸으면 된다. 밝은 때든 어두운 때든 상관없이 계속 걸어간다. 가야 할 목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거기를 향해 한걸음 또 한걸음 ..
2023.08.23 -
<오늘 하늘과 하룻길>
오늘 하늘은 작은 솜뭉치로 사각형의 푸르른 캔버스에 정성스럽게 하얀 물감을 뭉게뭉게 찍어 바른 것 같다. 오늘 하늘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밀가루 반죽을 하고 조금씩 떼어 끓는 물에 넣어 끓인 고향집 사랑방에서 먹던 수제비 같다. 오늘도 하룻길 작은 솜뭉치를 손에 들고 걷는 길 위에 걸음걸음 물감을 찍어 어여쁘게 수를 놓는 마음으로 물과 밀가루를 잘 섞어 쫄깃쫄깃한 반죽을 만드는 마음으로 정성 다해 걷는다. (월, August 21, 2023: mhparkⒸ2023)
2023.08.23 -
<아름다운 하루>
오늘도 하룻길 밝아오는 여명과 함께 길을 나선다. 그 걷는 길가에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 하얗고 노랗고 보랏빛 예쁜 꽃들 산들산들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따라 살랑살랑 춤을 추는 푸르른 풀잎들 가지들 우거진 나무들이 있어 걷는 길 평화롭고 걷는 마음 즐겁다. 오늘도 그 길을 걸으며 어떤 길, 무슨 일을 만나든지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희망을 말없이 속삭이며 그렇게 또 다른 하루를 산다. 아름다운 하루! (금, August 18, 2023: mhparkⒸ2023)
2023.08.18 -
<계절의 마디>
세월은 끊임없이 계절을 가져오고 가져간다. 쉬지 않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세월의 작용은 계절에 푸르고 노랗고 붉고 하얀 색을 입힌다. 계절마다 세상은 그렇게 옷을 갈아입는다. 세월이 가져오고 가져가는 계절은 떠날 때 서로 스치며 각각 하나의 마디를 남긴다. 대나무의 마디처럼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세월의 마디를 남긴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지난 세월을 죽 훑어보면 손에 만져지는 울룩불룩한 부분들이 있다. 계절의 마디마디에는 아쉬움과 기대가 늘 엉켜 있다. 떠나가는 계절 속에 담긴 깊은 사연이 지난 이야기로 나이테처럼 마디로 남는다. 저 멀리 떠나가면서 어떤 계절은 슬픔을 남기고 어떤 계절은 예쁜 추억을 남긴다. 어떤 계절은 아쉬움을 남기고 어떤 계절은 보람을 남긴다. 그 모두 우리 생에 계절의..
2023.08.17 -
<지워지지 않는 노트로서의 세월>
마냥 흐르는 시냇물처럼 한번 흘러가버리면 되돌릴 수 없는 강물처럼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은 한번 적고 나면 다시는 지울 수 없는 투명 노트다. 그래서 세월에 새겨지는 삶의 흔적들은 좋든 나쁘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이 들어가면서 기억에서 희미해져도 그 모습 그대로 남는다.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삶에 아롱지고 맺히는 지난 시간의 모습은 그렇게 고스란히 자기 삶의 내용이 된다. 그래서 흘러오는 시간을 소중하게 맞이하여 가장 좋은 내용을 적으면서 흘러보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흘러가버린 시간에 기둥에 남겨진 못자국처럼 아프고 슬픈 모습이 적혀 있어도 거기에 얽매이면서 과거에 매몰되지는 말아야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어제에 남겨두고 오늘은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최고의 내용을 적어가야..
2023.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