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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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면 그 바람 따라 내 마음에도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오네. 마음에 바람이 불면 내 안에 잔잔한 물결이 넘실넘실 일어 나뭇잎처럼, 풀잎처럼 흥에 겨워 천천히 날갯짓을 하네. 부드럽게 즐거운 춤을 추네. 가끔 마음의 빈자리에 바람 불어와 마음의 호수에 추억의 나뭇잎 하나 살짝 떨구고 가면 나뭇잎에 깃든 지난 시간의 추억이 날개를 달고 내게로 날아오네. 내 마음도 날개를 죽 펴고 하염없이 지난 시간으로 날아가네. 바람이 불면 그렇게 내 마음은 언제나 주섬주섬 차려입고 그 추억 찾아 먼길을 나서네. 그래서 바람은 참 좋고 즐겁네. 불어라 바람아! 맘껏 불어와라. (목, July 6, 2023: mhparkⒸ2023)
2023.07.07 -
<바람과 바다 그리고 파도>
배 한 척이 소리 없이 망망대해 위를 떠간다.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길 바다가, 널따란 바다가 맑기도 하고 바람이 불기도 한다. 안개도 끼고 구름도 낀다. 잔잔하기도 하고 비바람 불어 거센 파도가 일기도 한다. 그래도 배는 앞을 향해 계속 나아간다 열심히. 배처럼 바다 위를 지나가는 바람은 마술사다. 바람이 푸르른 바다 여기저기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켜 흰 포말을 만들면 바다는 부서지는 그 포말을 그냥 다시 품는다. 파도는 부서지며 다시 바다가 된다. 바다는 언제나 바다로 머문다. 그 위로 바람이 분다 강한 바람 약한 바람. 바람은 언제나 바다의 좋은 친구다. 바다의 방랑자요 바다의 나그네다. 오늘도 바람은 바다 위를 스치며 지나간다. 발걸음 재촉하며 바삐 간다. (일, July 2, 2023: ..
2023.07.06 -
<잠깐 멈춤과 귀 기울임>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싱그러운 햇살 좋고 새들의 경쾌한 노랫소리 청아하고 푸르름 가득한 매우 상쾌한 아침에 계단 오르내리기 아침 운동을 마치고 내려오다가 끊임없이 떨어지는 계곡 물줄기 그 앞에서 잠시 발걸음 멈추어 섰다. 그런 다음 물 흐르는 계곡에 눈을 고정하고 떨어지는 물줄기를 한참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면서 힘차게 떨어지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한줌 또 한줌 계곡 물웅덩이에 던졌다. 내 마음이 계곡물과 함께 흘러가는 듯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렸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조용히 물소리를 마음에 담았다. 그저 떨어지는 물소리에만 마음을 주었다. 떨어지는 물이 작은 바윗돌 위를 두드리듯이 물소리가 계속 내 마음을 두드렸다. 두드리며 내 마음을..
2023.07.05 -
<스냅 사진처럼 인생을>
사진을 찍는다. 한 장 한 장 정성 다해 예쁘게 사진을 찍는다. 삶을 찍는다. 하루하루 정성 다해 예쁘게 삶을 찍는다. 매일 삶이 인생 사진첩에 한 장 한 장 스냅 사진처럼 남는다. 오늘 하루도 삶으로 한 장의 스냅 사진을 찍는다. 저녁 무렵 어두워질 때 스냅 사진에 담긴 하루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내가 산 하루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월, July 3, 2023: mhparkⒸ2023)
2023.07.04 -
<배 같은 세월>
세월은 바다 위를 두둥실 떠가는 배 같다. 배는 승객이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앞을 향해 나아간다. 세월도 우리가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정처없이 흘러간다. 배는 낮에도 밤에도 앞으로 간다. 바다의 상황에 상관없이 항해한다. 그것이 배의 항해다. 세월도 밤낮 구분없이 흘러간다. 우리의 상황에 상관없이 항해한다. 그것이 우리 인생의 항해다. 그 세월 속에 나 있고 내 속에 그 세월 있다. 모래시계의 모래알들처럼. 배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승객의 삶이 된다. 세월 속에 있는 내가 내 속에 있는 세월을 보내는 방식이 내가 되고 나의 삶이 된다. 세월 속에 있는 나는 오늘도 내 속에 있는 세월을 어떻게 보낼까 깊이 생각하며 끝이 있는 인생길을 걷는다. 남은 인생 후회가 덜 남도록. (일, July 2, 2023: ..
2023.07.03 -
<밤 의자에 앉다>
한 낮의 분주했던 발걸음들 하나 둘 자기 보금자리로 향하고 거리에 어둠이 소리 없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덧, 거리에 소복이 쌓였다. 온통 어둠 뿐이고 깊어가는 밤에 가로등 불 빛만 환하게 웃음 짓고 있었다. 언제나 분주했던 하루가 떠나고 나면 어김 없이 그 빈자리를 어둠이 채우러 온다. 어느 날 밤이었다. 늘 그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나무들 그 아래에 의자 몇이 놓여 있었다. 해 맑던 낮에는 여러 사람들 앉아서 도란도란 즐겁게 이야기 꽃을 피웠을 텐데.ㅅ 서산에 해 지고 날이 저물어 사람이 떠난 빈 자리에 어둠만이 앉아 의자의 허전한 밤을 달래주고 있었다. 그 옆에 조용히 다가가 앉았다. 그때 가로등 불빛 내리는 어둠 속으로 선선한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의자가 스쳐가는 바람에게 잠시 앉았다..
202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