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노트로서의 세월>
2023. 8. 10. 04:59ㆍ생각 위를 걷다
마냥 흐르는 시냇물처럼
한번 흘러가버리면 되돌릴 수 없는 강물처럼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은 한번 적고 나면
다시는 지울 수 없는 투명 노트다.
그래서 세월에 새겨지는 삶의 흔적들은
좋든 나쁘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이 들어가면서 기억에서 희미해져도
그 모습 그대로 남는다.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삶에 아롱지고 맺히는 지난 시간의 모습은
그렇게 고스란히 자기 삶의 내용이 된다.
그래서 흘러오는 시간을 소중하게 맞이하여
가장 좋은 내용을 적으면서 흘러보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흘러가버린 시간에 기둥에 남겨진 못자국처럼
아프고 슬픈 모습이 적혀 있어도
거기에 얽매이면서 과거에 매몰되지는 말아야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어제에 남겨두고
오늘은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최고의 내용을 적어가야지.
세월이 좀 더 흘러 훗날 어딘가에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바로 거기에서는
조금이라도 웃음을 머금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써가야지.
오늘도 내 앞에 노트 한 장이 펼쳐 있다.
펜을 들어 힘껏 쥐고
마음 속 깊이 담겨 있는 예쁜 꿈을 적어간다.
(수, August 9,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