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마디>

2023. 8. 17. 11:40생각 위를 걷다

세월은
끊임없이 계절을 가져오고 가져간다.
쉬지 않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세월의 작용은 계절에
푸르고 노랗고 붉고 하얀 색을 입힌다.
계절마다 세상은 그렇게 옷을 갈아입는다.
 
세월이 가져오고 가져가는 계절은
떠날 때 서로 스치며
각각 하나의 마디를 남긴다.
 
대나무의 마디처럼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세월의 마디를 남긴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지난 세월을 죽 훑어보면
손에 만져지는 울룩불룩한 부분들이 있다.
 
계절의 마디마디에는
아쉬움과 기대가 늘 엉켜 있다.
떠나가는 계절 속에 담긴 깊은 사연이
지난 이야기로 나이테처럼 마디로 남는다.
 
저 멀리 떠나가면서
어떤 계절은 슬픔을 남기고
어떤 계절은 예쁜 추억을 남긴다.
어떤 계절은 아쉬움을 남기고
어떤 계절은 보람을 남긴다.
그 모두 우리 생에 계절의 마디로 머문다.
 
이제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한낮은 여전히 덥지만
이 여름도 조금씩 떠날 준비를 하는가 보다.
바람 속에서 또 한 번의 가을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것 같다.
곧 바짝 들겠지.
 
이 여름도 지나가는 시간 속에
어떤 모양이든
내 삶에 또 하나의 마디로 머물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울퉁불퉁하지 않다.
(수, August 16,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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