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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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그리다>
지금은 떠나가서 없는 너 찻집에 앉아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너의 환한 얼굴이 둥근달처럼 그 위로 떠 오른다. 문득, 바람처럼 스쳐 가는 생각 속에 지난 세월 속의 너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느리고도 길-게 스쳐 간다. 오래전, 늘 반갑게 만나 함께 맛있는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웃음꽃 활짝 피우며 정답게 이야기 나누곤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떠나갔다. 보고 싶은 마음 하나도 흘리지 않게 두 겹으로 고이 접어 시간의 강물 위에 띄워 보낸다. 너의 마음 내게 흘러올 수 없음을 알기에 무작정 기다리지 않고 지난 시간을 되새기며 다정했던 너를 떠올린다. 그때 거기서 다시금 해맑게 웃던 너를 만난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퇴색되지 않아 회상할 수 있는 너와 나의 그 시간이 내게는 달콤..
2024.03.29 -
<가깝고도 먼 우리 사이>
언제나 소리 없이 왔다가 말없이 가는 너는 오늘도 그렇게 소리 없이 왔다가 얼굴만 내밀고는 스치듯 말없이 떠나갔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하고 싶은데도 너는 언제나 그런 나를 외면한다. 내게 오는 너를 붙잡고 싶은데 너는 그저 못 본 듯이 스쳐 간다. 우리는 그렇게 가까우면서도 늘 멀다. (화, March 26, 2024: mhparkⒸ2024)
2024.03.27 -
<눈부신 날 찬가>
눈이 부시게 푸르러야 할 날인데 눈이 부시게 새 하얀 날이다. 밝은 햇살 환하게 빛나는 아침 간밤에 내린 하얀 눈의 맑은 미소가 햇살을 받으며 더욱 부시다. 그 미소가 날씨만큼 화창하다. 그 눈부시게 하얀 눈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눈도 부시고 내 마음도 함께 부시다. 눈가에 어리는 하얀 햇살 눈부신 마음으로 하얀 세상에 마음의 밑그림을 따라 또 하루를 그린다. (일, March 24, 2024: minheeparkⒸ2024)
2024.03.26 -
<이정표 인생>
이정표 같은 당신- 당신은 내게 이정표 같은 사람입니다. 그냥 무작정 걷던 인생길에서 어느 날, 당신을 알게 된 후로 당신은 내 인생의 이정표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내가 불완전한 것처럼, 당신에게도 부족한 점이 있지만 당신은 내가 바라볼 때마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거기에 서서 내가 걸어갈 길을 말없이 가리키고 있습니다. 간혹 인생길을 걷다가 내 마음이 혼란스러워지거나 내 영혼 깊은 곳에서 힘이 들거나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망설여지거나 방향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이정표 같은 당신을 보노라면 다시금 갈 길과 마음이 뚜렷해집니다. 내 인생길에서 당신을 알게 된 것이 참 감사한 일입니다. 내게 이정표 같은 당신이 오늘도 내 걷는 길에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다정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그래서 인생..
2024.03.25 -
<그 거리에서>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문득문득 내 마음에 내리는 날엔 아무도 모르게 스르르 마음의 창문을 열고 지난 추억의 거리를 걸어봅니다. 그 거리에서 만나는 우리 함께 나누던 감미로운 음악 같은 추억들이 하룻길 지친 내 마음에 찻잔에 깃드는 온기처럼 따스하게 잔잔히 밀려옵니다. 그 꿈 같은 길을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발길을 돌려 다시금 돌아와 살며시 마음의 창문을 닫아도 그 뒷전엔 여운이 오래 머뭅니다. 바람도 세게 불고 쌀쌀한 오늘 그 그리움 대지에 쌓이는 눈처럼 이 마음에도 하얗게 소복이 내립니다. 이런 날에는 당신이 더욱 보고 싶어집니다. (수, March 20, 2024: mhparkⒸ2024)
2024.03.21 -
<생활 세계>
3월의 하순을 향해 가는 때에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더니 순식간에 바람이 세차게 불고 눈까지 많이 내렸다. 거기 호수도 그랬다. 바람이 세차게 부니 오늘은 파도가 거칠게 일었다. 눈송이까지 날리니 봄의 길목에서 시간의 걸음이 다시금 겨울로 뒷걸음질 치는 것 같았다. 호수에 삶의 터전을 두고 먹거리를 구하며 살아가는 많은 갈매기는 이런 날씨에도 세찬 바람에 날개를 죽 펴서 얹고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다가 앉았다가 앉았다가 다시 날다가 하면서 여전히 호수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곳이 그들의 생활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해가 뜨나 구름이 끼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그렇게 자기들 생활 세계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세차게 부는 바람 따라 눈보라가 거칠게 휘날리는 호숫가 나무 곁에 서서는 그들의 생활 세..
202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