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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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우산 속의 발걸음>
어둠이 아직 남아 있는 이른 아침 점점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날마다 더 짙어가는 어둠의 두께가 점점 더 익숙해지는 때이다. 가로등 불빛 아직 어둠을 밝히고 거리에 누운 낙엽 위로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며 대지를 적신다. 이렇게 내리는 비는 가을에 새로운 느낌을 입힌다. 가을비는 고적한 마음을 더 깊게 한다. 아직 여름에 머무는 마음에 가을을 깊게 느끼게 한다. 또 하루를 새롭게 맞이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가을비 우산 속을 걸으며 아주 상큼하게 아침을 만난다. 낙엽과 함께 걸음걸음 밟히는 흙이 바스락바스락 소리 내며 장단을 맞출 때 길 위의 낙엽들은 떨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몸을 꿈틀거린다. 함께 길을 떠나기를 원하는지 낙엽 한두 개가 신발에 묻어 함께 길을 나선다. 갑자기 길동무가 생겨 걷는 길이 한없이 다..
2023.10.22 -
<나뭇잎 내리는 길에서>
오늘 아침도 나뭇가지 사이로 산들산들 바람이 분다. 나뭇잎들 살랑살랑 춤을 춘다. 어느 날, 바람 따라 가을이 불어오더니 어느 날, 바람 따라 잎들이 하나둘 변해가더니 어느 날, 다시금 바람 따라 잎들이 하나둘 지고 있다. 바람 따라 잎들이 소리 없이 하늘하늘 떨어지고 있다. 가랑비처럼 보슬보슬 내리고 있다. 그렇게 노란 잎, 붉은 잎, 아직 푸르른 잎이 새색시 마냥 길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어느 덧, 길이 한편의 풍경화가 된다. 그 위를 나도 사뿐히 걸어간다. 낙엽들 아프지 않게 가만히. 그 나뭇잎들 내 마음에도 내린다. 어느 덧, 내 마음도 가을 풍경화가 된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도 가을 마음으로 어여쁜 가을 길을 가을가을 걷는다. (금, October 20, 2023: mhparkⒸ2023)
2023.10.21 -
<내 마음 속 당신 생각>
인생길 홀로 걷다가 어느 건조한 여름날에 우연히 당신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지금까지 여러 갈래 인생길 함께 걷고 있습니다. 홀로 걷던 내 인생길에 함께 걷는 당신이 있어서 내가 있습니다. 인생길 함께 걸으며 당신을 깊이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서 고독한 실존의 거리에서도 함께 걷는 당신으로 인해 나의 마음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내 마음 속 당신을 생각하면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동무들과 정신없이 즐겁게 뛰어놀 듯이 마냥 즐거워집니다. 오늘도 당신을 생각합니다. 당신을 생각하는 내 마음에 아침 동쪽 하늘에 붉게 떠오르는 해처럼 당신의 영상이 밝고 환하게 떠오릅니다. 오늘도 내 마음 속 당신을 생각하면서 또 하룻길을 즐겁게 걸어갑니다. (목, October 19, 2023: mhparkⒸ2023)
2023.10.20 -
<어느 무덤 곁을 지나가다가>
겨울 앞에 선 가을나무에서 떨어져 쌀쌀한 바람 맞으며 대지에 뒹구는 낙엽처럼 인생이 지는 자리에는 슬픔과 허무함 그리고 아쉬움이 밀물과 썰물처럼 남는다. 그가 떠난 빈자리에는 그가 걸어온 길의 발걸음만 지난 시간 속에 아롱져 머문다. 그리고 무덤에 머무는 그의 이야기는 그가 걸어온 길의 발걸음이다. 무덤가를 스쳐가는 쓸쓸한 바람에 하염없이 흔들리는 들풀의 몸짓은 생의 연약함을 드러내고 어두운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빛들의 차가운 미소는 그 곁을 말없이 지나가는 이들에게 생의 덧없음을 일깨운다. 어느 무덤가를 스쳐 지나가는 나에게 드리워지는 고적한 정적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생의 이면을 생각하게 한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채로 한 시절 푸르던 잎들 낙엽 되어 뒹구는 싸늘한 가을거리를 그 잎들을 밟으며 걸어..
2023.10.18 -
<호수가 있는 가을 숲에서>
철-썩 철-썩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 따라 조용히 밀려와 인적 드문 호숫가 그 한 끝자락에 부딪치는 물결의 소리가 내 귀에 자장가처럼 들린다. 숲속 인적이 드물어 바람소리, 물소리 그리고 새소리만 머무는 고적한 산책로를 걷다가 잠시 멈춘 나의 발걸음을 호수의 물소리가 계속 붙잡아 세운다. 그 붙잡힘이 그리 나쁘지 않아 못 이긴 척하며 좀 더 멈춰 서서 우두커니 호수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마음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추억의 조약돌을 하나 둘 꺼내어 살짝 살짝 호수에 던지니 물결치는 호수의 살갗이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하는 듯 점점 더 파문이 크게 인다. 곁에서는 말없이 호숫가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가을 잎들의 부드러운 몸짓이 내 마음에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린다. 어느 덧, 내 마음에 가을호수가 가득 ..
2023.10.17 -
<아침과 하늘 풍경>
쌀쌀한 바람 불어오는 낭만 서린 가을 어느 날 이른 아침 저 멀리 회색빛 구름등성이 위로 붉은 해가 힘차게 솟아오른다. 갑자기 하늘이 붉은 바다가 된다. 장엄한 그 모습을 경이롭게 물끄러미 바라본다. 순간, 심장이 멈출 것 같다가 춤을 추듯 힘차게 뛴다. 구름 위로 떠오르는 붉은 해가 고요한 아침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내 마음도 붉게 물들인다. 힘차게 솟아오르는 해처럼 아름다운 아침 하늘 같은 마음으로 내일을 밝게 꿈꾸며 오늘도 어제처럼 또 하룻길을 어김없이 걷는다. 여전히 가야할 길이 자석처럼 내 마음을 끌어당긴다. 발걸음을 재촉한다. 어서 가자! (금, October 13, 2023: mhparkⒸ2023)
202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