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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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만남, 행복한 사람>
만나면 좋은 사람들 다정한 연인처럼 언제 어디서 만나더라도 늘 웃으며 반갑게 만나는 정다운 사람들 다시금 만나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즐겁게 웃음꽃을 피우며 도란도란 담소를 나눈다. 정겨운 찻집에서 구수한 향기를 담은 커피를 곁들여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웃음꽃이 활짝 피어난다. 사귐의 깊이가 더 깊어진다. 그렇게 즐겁게 보내다가 헤어지는 시간이 되어 뒤돌아 집으로 향할 때 마음에 허전함이 머물지 않고 괜히 시간만 낭비했네 하는 후회가 없이 그저 헤어짐이 아쉬워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다시 만날 기약을 할 때 그런 만남은 좋은 만남이다. 그런 관계는 보석 같은 관계이다. 인생길 걸으며 그런 만남, 그런 관계가 있다면 나름 괜찮게 산 것이다. 그 자신도 누군가에게 만날 만하고 관계를 ..
2023.11.12 -
<낙엽의 헌신>
모든 사라져가는 것 중에 푸르른 나뭇잎이 있다. 여름 내내 녹음 짙게 푸르던 나뭇잎들 가을이 되니 아름답게 물들다가 솔솔 불어오는 바람 따라 하나둘 낙엽 되어 길 위에 내렸다. 그렇게 한잎 두잎 쌓이더니 어느덧, 길 위에 수북하게 덮였다. 우아한 낙엽길이 되었다. 걷는 길 발걸음 부드러운 비단길보다 근사하고 달콤한 솜사탕보다 부드럽다. 잠시나마 꿈길을 걷는 듯하다. 그런 길에 어느새 두 줄이 생겼다. 정겹게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밟혀 아쉽게도 하나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는 행인들의 발걸음과 함께 세월 속에 지난 이야기를 남기고 모든 사라져 가는 것처럼 흔적 없이 땅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흙 속으로 몸을 던져 스미고 스며 또 다른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되고 있다. 또 하나의 사라져가는 존재로 오..
2023.11.11 -
<아침 구름 줄기>
저 멀리 산등성이 뒤의 아침 짙은 회색 구름 산맥이 실제로 또 하나의 산줄기 같다. 시간이 지나면 바람 따라 저 구름 산맥도 어쩔 수 없이 조금씩 흩어지겠지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에게는 아주 멋지게 하나의 의미로 다가온다. 오늘 아침 나의 아침 풍경을 멋지게 장식해준다. 하늘 선물이다. 무엇이든 잠시 있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더라도 나름의 모습은 고유한 의미여라. 존재 자체가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 추운 늦가을 아침 저 멀리 구름 산맥도 나에게 하나의 의미로 다가온다. 너를 바라보는 나도 너에게 의미다. (목, November 9, 2023: mhparkⒸ2023)
2023.11.10 -
<발맞춤 배우기>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 바람처럼 스치는 계절 그 옆에 서서 나도 세월 따라 흐르며 걷는다. 계절을 스치며 걷는다. 때로는 그 흐르는 속도에 맞춰 그 스치는 속도에 맞춰 함께 걸어가는 것이 적잖이 힘이 들 때가 있지만 그래서 여전히 발맞춰 걷는 것을 배우며 부지런히 걸어가려고 애쓴다. 걸을수록 세월은 더 빠르게 흐르고 걸을수록 계절은 더 빠르게 스쳐가기에 발맞춰 걷기가 점점 더 힘에 겨워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뒤처지지 않도록 힘차게 활기차게 꿈차게 오늘을 걷는다. 오늘을 산다. 어느 날, 시간의 숲속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멀어지고 멀어지다가 결국엔 내 뒷모습이 희미하게 사라져 갈 안개 같은 인생길을 걷고 있으니 생이 기우뚱거리지 않고 절뚝거리지 않고 힘차게 걷다가 사라질 수 있게 오늘..
2023.11.10 -
<홀로 함께, 함께 홀로>
홀로 인생 그 길을 카멜레온 같은 그 길을 홀로 함께, 함께 홀로 걷는다. 걸으며 두 손 꼭 잡고 함께 인생 이야기를 써간다. 인생 그림을 그린다. 함께 인생 정원을 가꾼다. 인생 꿈을 펼친다. 홀로 함께, 함께 홀로 우리 내일을 꿈꾸며 그렇게 그 길을 걷는다. (목, November 9, 2023: mhparkⒸ2023)
2023.11.10 -
<살짝 엿보임>
동쪽 하늘 아침노을 그 빛을 흠뻑 맞으며 마음에 아침을 담고 아침에 발걸음을 담는 시간 구름 위로 피어나는 조양의 붉은 빛깔은 언제나 향기로운 커피처럼 그윽하고 솜이불처럼 포근하다. 발걸음 하나 둘 하나둘 옮겨 디디면서 새날을 가만히 끌어안고 아침을 깊게 호흡하며 생을 달콤하게 노래한다. 잎들 진 앙상한 나무들이 초연히 서 있는 늦가을 한적한 정취가 내 눈가에 쓸쓸히 와 닿기도 하지만 쌀쌀한 아침 바람의 속삭임 길 위에 두툼하게 쌓인 낙엽들 그리고 길가에 떨어져 있는 빨간 열매들이 탐스럽게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걷던 길 잠시 발걸음 멈춘다. 그리고 살며시 눈을 맞춘다. 눈길을 주니 마음도 함께 가져간다. 은은한 아침의 눈빛이 향기롭게 나를 엿본다. 그리 싫지 않다. 눈가에 미소를 담으며 모르는 척 다시..
2023.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