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가 있는 가을 숲에서>
2023. 10. 17. 13:30ㆍ생각 위를 걷다
철-썩 철-썩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 따라
조용히 밀려와 인적 드문 호숫가
그 한 끝자락에 부딪치는 물결의 소리가
내 귀에 자장가처럼 들린다.
숲속 인적이 드물어
바람소리, 물소리 그리고 새소리만 머무는
고적한 산책로를 걷다가
잠시 멈춘 나의 발걸음을
호수의 물소리가 계속 붙잡아 세운다.
그 붙잡힘이 그리 나쁘지 않아
못 이긴 척하며 좀 더 멈춰 서서
우두커니 호수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마음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추억의 조약돌을 하나 둘 꺼내어
살짝 살짝 호수에 던지니
물결치는 호수의 살갗이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하는 듯
점점 더 파문이 크게 인다.
곁에서는
말없이 호숫가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가을 잎들의 부드러운 몸짓이
내 마음에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린다.
어느 덧,
내 마음에 가을호수가 가득 담긴다.
철-썩 철-썩
내 안에서 물결치는 소리가
연인들의 이야기처럼
달콤하게 들려온다.
내 눈가의 미소가 노을처럼 붉게 물이 든다.
(월, October 16,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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