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내리는 길에서>

2023. 10. 21. 12:38생각 위를 걷다

오늘 아침도
나뭇가지 사이로 산들산들 바람이 분다.
나뭇잎들 살랑살랑 춤을 춘다.

어느 날,
바람 따라 가을이 불어오더니
어느 날,
바람 따라 잎들이 하나둘 변해가더니
어느 날,
다시금 바람 따라 잎들이 하나둘 지고 있다.

바람 따라 잎들이
소리 없이 하늘하늘 떨어지고 있다.
가랑비처럼 보슬보슬 내리고 있다.

그렇게 노란 잎, 붉은 잎, 아직 푸르른 잎이
새색시 마냥 길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어느 덧, 길이 한편의 풍경화가 된다.

그 위를 나도 사뿐히 걸어간다.
낙엽들 아프지 않게 가만히.
그 나뭇잎들 내 마음에도 내린다.
어느 덧, 내 마음도 가을 풍경화가 된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도
가을 마음으로 어여쁜 가을 길을
가을가을 걷는다.
(금, October 20,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