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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다람쥐의 아침 묵상?>
아침에 운동 겸 산책하러 갔는데 철계단 바로 아래 커다란 돌덩이 위에 작은 다람쥐 한 마리가 가만히 있었다. 아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데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조금 떨어진 채로 있었다. 한참을 그런 자세로 있으면서 고개만 두리번거렸다. 그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그러다가 계단을 올라가려고 가까이 가는데 쏜살같이 숲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귀여운 녀석을 보니 마음이 즐거워졌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계단 옆 나무 중에서 한 나무의 나뭇잎 2개가 힘차게 춤을 추고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데도 특히 2개의 잎만 열심히 몸을 흔들어 댔다. 조금은 신기해 보이기도 하고 재미있어 보였다. (일, August 4, 2024: Ⓒ 2024 mhpark)
2024.08.05 -
<바람의 두드림>
또 하루를 사느라 지친 어깨를 ‘오늘 하루도 수고 많이 했어’라고 위로를 건네려는 듯 스쳐 가는 바람이 살짝 두드리고 간다. 그 두드림의 울림이 마음속 깊은 곳으로 스민다. 갑자기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내 속에서 부풀어 오른다. 그 짙은 느낌 석양의 붉은 노을빛에 볼그레하게 물들면서 어느덧 감상에 젖는다. 이내 눈가에 작은 이슬방울 맺힌다.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지난 시간의 오래된 아픔이 내 기억의 유리창에 군데군데 아롱지며 표면으로 떠오른다. 잠시 움직이지 않고 스치는 바람과 그냥 그대로 머문다. 그러다가 그 아픔 떨치지 못하고 바보같이 다시금 끌어 앉는다. 바람의 부드러운 손이 그런 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간다. 바람의 두드림이 포근하다. 바람의 위로가 따스하다. (토, August 3, 20..
2024.08.03 -
<어느 아침 느낌>
나 모르게 간밤에 비가 내렸다. 대지가 촉촉이 젖어있다. 나뭇잎들도 풀잎들도 덩달아 젖어있다.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에 더 푸르게 기름지다. 산책로 나뭇가지들 사이로 쏟아지는 아침햇살이 여느 때보다 더 영롱하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잔불처럼 희망의 불빛이 비쳐오는 듯하다. 걷다가 잠시 발걸음 멈추고 지그시 바라보는 눈가에 햇살이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 내 마음의 숲속 푸르른 나뭇가지들 사이에도 밤하늘의 별빛처럼 은은하게 쏟아진다. 오늘 아침 발걸음은 어린 시절 소풍 때처럼 가볍고 흥에 겹다. 이런 느낌 참 좋다. (화, July 30, 2024: Ⓒ 2024 mhpark)
2024.07.31 -
<날들의 모습>
지나온 날들 그 안에 햇살같이 밝게 빛나고 꽃같이 아름답고 솜사탕같이 달콤하고 행복했던 날들 그 좋았던 날들 사이로 어두운 밤을 하얗게 지내던 날들 밝은 낮을 어둡게 지내던 날들 그렇게 즐겁고 기뻤던 시간 그렇게 아프고 슬펐던 시간 이제는 모자이크처럼 함께 어우러져 한편의 인생 그림을 이루고 있다. 인생이란 그런 것! 내일로 가는 오늘 발걸음 걸어가는 길마다 밝은 내일을 꿈꾸며 간다. (일, July 28, 2024: Ⓒ 2024 mhpark)
2024.07.29 -
<안식처>
커다란 두 돌덩이 그 사이에서 평온하게 자라고 있는 한 줄기 작은 풀 든든한 피난처 그곳에서 비바람 불어도 안전하다. 그래서인지 아무런 걱정이 없는 듯 그 모습 참 평안하다. 당신 내 인생의 피난처 내 삶의 안식처 내 걷는 인생길 세찬 비바람 불어오고 심한 눈보라 몰아쳐도 당신 곁에서 나도 늘 안전하다. 떠나가는 또 하루 어둠이 짙은 이 밤도 내 마음 당신 곁으로 다가가 편히 쉰다. (일, July 28, 2024: Ⓒ 2024 mhpark)
2024.07.29 -
<어떤 초생>
선선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 잠시 편안히 쉬고 있는 내 시선을 사로잡는 한 모습. 촉촉한 대지에서 자라는 한 포기 풀보다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한 그루 나무보다 옥토에서 자라는 한 줄기 벼보다 어쩌다 커다란 돌덩이에 뿌리를 내리고 말없이 생을 노래하는 너의 활기찬 작은 몸짓이 내 눈길을 더 끌고 내 마음을 더 만진다. 조용히 가까이 다가가 가만히 너를 보면서 유한한 삶의 힘차고 진지한 고투를 깊이 생각한다. 돌 같이 단단하고 성난 파도 같이 거친 세상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지혜를 얻는다. (금, July 26, 2024: Ⓒ 2024 mhpark)
202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