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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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길을 가다가 갈래 길에 섰다. 두 길이 앞에 있다. 큰 길과 작은 길이다. 큰 길, 보이지 않는 수많은 발자국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길, 보이지 않는 몇몇 발자국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이 큰 길로 향한다 발걸음은 작은 길로 향한다. 걸어온 길 이어서 걷는다. (월, March 14, 2022; mhparkⒸ2022)
2023.02.04 -
<생각의 거리를 걷다>
어제는 문득 생각이 멈추어 섰다. 덩달아 분주하게 오가던 발걸음 피곤이 쌓인 듯 쉼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나는 그냥 상념의 바다에서 돛대 하나 달고 유유히 거니는 작은 배 그 위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 따라 마냥 떠다니다가 스쳐가는 갈매기의 날개 짓에 한 동안 눈길을 주고는 현실에 다시 몸을 내렸다. 잠시 멈췄던 생각 다시금 지피고 걷던 길 다시 걷는다. 발걸음도 다시 분주해진다. (화, March 8, 2022; mhparkⒸ2022)
2023.02.03 -
<밤과 아침 사이의 상념>
지난 밤 하늘에서 반짝이던 별무리 소리 없이 길게 머물더니 여명의 손짓과 함께 말없이 떠나고 긴 밤을 지새우며 애처로이 울어대던 바람은 어둠 따라 함께 떠나지 못하고 미련이 남은 듯 이리저리 오가며 서성대고 있다. 저 멀리 빨간 네온 싸인 아직 꺼지지 않고 미명을 밝히는 시간 바닷가 뱃길 한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 지나는 배 안전하게 지나도록 물길 밝히는 외로운 등대처럼 그 불빛 조각 뜨겁게 날아와 내 눈에 앉는다. 그 사이로 노-란 가로등 불빛 끊임없이 거리에 내려앉는다. 다시 아침이 한걸음 또 한걸음 내 마음으로 밝아오고 있다. 하룻길 또 걸어야 한다. (일, March 13, 2022; mhparkⒸ2022)
2023.02.03 -
<나뭇가지 끝에서 만나는 봄>
봄이 나뭇가지 끝에서 움트고 있다. 푸른 봉오리 몇몇이 껍데기를 비집고 힘차게 돋아난다. 지난겨울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죽 편다. 세상을 향해 팔을 내뻗는다. 이렇게 작은 나뭇가지 끝에서도 봄이 싹트고 있다. 이 작은 존재도 때가 되면 자기 자리에서 창조자의 뜻을 충실히 따른다. 그의 뜻대로 또 한 번 봄이 오고 있다. 아직 차가운 기운이 주변을 맴돌지만, 나도 마음의 가지에 난 싹 하나 응시하며 내게 찾아오는 또 한 번의 봄을 힘껏 끌어안아야겠다. 그런데 오늘 또 눈이 왔다. 그래도 오고 있는 봄을 막지는 못하리라. 나뭇가지 끝에는 이미 봄이 와 있기 때문이다. (금, March 11, 2022; mhparkⒸ2022)
2023.02.03 -
<하얀 낭만>
어제 저녁 늦게 바람 따라 어둠을 가르며 간간이 눈발 날리더니, 오늘 아침엔 다시 주변을 온통 하얗게 물들였다. 이제는 그만 내릴 만도 한데 아직도 이 땅에 미련이 남았는가 보다. 지면에 쌓인 하얀 눈이 밝게 비치는 햇빛을 들이키더니 잠시 후 다시 내뿜는다. 그 햇살 눈이 부시게 나에게 다가온다. 강렬한 빛 견딜 수 없어 눈길 돌리며 지긋하게 눈을 감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며 살짝 곁눈질을 한다. 하얀 눈이 방끗 미소 짓는다. 하얀 미소 내 마음을 만진다. 조각 행복이 진하게 온 몸에 흐른다. 이 화창한 아침 내 삶에 낭만 한 조각 떨치고 간다. 온 맘에 잔잔히 파문이 인다. 온 몸에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물결 친다. 아-! (금, February 25, 2022; mhparkⒸ2022)
2023.02.03 -
<또 다시 내린 눈을 보며>
어제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간간히 불어오는 조금 차가운 바람에도 겨울에 낭만 한 조각을 던져주는 꽤나 괜찮은 빗줄기였다. 비와 찬바람의 적절한 조화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겨울풍경의 또 하나의 모습이다. 창문 두드리며 사르르 떨어지는 힘찬 빗소리를 들으며 안에서 창밖으로 내다보는 내 마음이었다. 순간 마음 한 구석에 작은 바람이 일었다. 이 겨울비는 하늘이 내리는 선물 같다. 그 동안 내려 길가에 쌓이고 쌓여 얼어붙고 굳어진 단단한 눈과 얼음 둔덕이 이 비에 조금씩 녹아 다시 본래 거리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는 듯했다. 그래서 마음에 작은 웃음이 이른 봄날 쌀쌀한 바람에도 돋아나는 새순처럼, 어느 따스한 봄날 햇살 가득한 날에 하늘 향해 아른아른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피어났다. 웃음 속에 작..
2023.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