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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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는 실존>
계단 옆 절벽 바로 아래쪽 돌에 예쁜 꽃 하나 살짝 기대고 서 있다. 홀로 서는 것이 힘이 드는지 축 늘어져 간신히 기대고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마음이 꽤나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꿋꿋이 하늘을 보며 방긋 웃고 있는 모습이 참 예쁘다. 어쨌든 꽃은 꽃이다. 우리도 고단한 인생길 걸으며 때로는 돌에 기대는 꽃처럼 이것저것 그냥 다 잊고 무언가에 기대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 다음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길을 떠나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꽃의 기대는 실존을 바라보며 나의 기대는 실존을 생각했다. 아직은 괜찮지만 계속 길을 가다가 어느 순간 기대고 싶어질 때 그대 어깨에 기대고 싶다. (수, June 14, 2023: mhparkⒸ2023)
2023.06.15 -
<거리의 식탁>
나무숲 터널 산책로에는 아침마다 향연이 열린다. 거리는 새들의 아침 식탁이다. 밤새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여기저기 차려진 먹을거리를 찾아 분주하게 쪼아댄다. 즐겁게 걷다가 아침 향연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발걸음 잠시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비록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시장이 반찬인가 보다. 고개를 떨구고 참 맛있게도 먹는다. 잔치는 어디나 흥겹다. 보고 있는 내가 즐거워진다. 내 마음도 덩달아 흡족해진다. 아침 산책 발걸음은 더 가벼워진다. (금, June 9, 2023: mhparkⒸ2023)
2023.06.12 -
<오르고 걷기: 한 계단씩 한 걸음씩>
처음에는 욕심과 의욕 때문에 한 번에 두 계단씩, 두 걸음씩 오르고 걸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것이 지나친 욕심임을 알았습니다. 그 후로는 한 계단씩 한 걸음씩 오르고 걷고 있습니다. 사실 그것도 내게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열심히 오르고 걷고 있습니다. 한 계단씩 한걸음씩 오르고 걸어도 조금 늦어질 뿐 오르고 걸어가다 보면 맨 꼭대기에 다다르게 됩니다. 꿈꾸는 곳에 이르게 됩니다. 때론 오르다보면 멈추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만 걷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오르다보면 중단하지 않고 걷다보면 거기에 서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오릅니다. 오늘도 걸어갑니다. 저기에 정상이 보입니다. 거기에 목적지가 보입니다. 더욱 힘을 내어 오릅니다. 더욱 힘을 내어 걸어갑니다. 오늘..
2023.06.07 -
<일상, 하룻길의 발자취>
아침에 눈을 뜨고 새로운 하루를 선물로 받으며 다시금 발걸음을 뗍니다. 삼시 세끼에 감사하며 여전히 걸어야 할 또 하룻길을 새로운 마음으로 걸어갑니다. 대지에 어둠이 내리고 바람도 잠든 인적 끊긴 빈 거리를 가로등 불빛만 쓸쓸히 채우는 시간이 되면 조용히 책상에 홀로 앉습니다. 잠시 후, 밤하늘의 별들 소근대는 소리를 들으며 걸어온 하룻길을 돌아보고 내 이야기를 한자한자 적어갑니다. 밤이 깊어가고 어둠이 짙어갈 때 조용히 내 잠 속에 잠기며 또 하루를 마감합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평안에 그대로 몸을 맡깁니다. (월, June 5, 2023: mhparkⒸ2023)
2023.06.06 -
<그냥 그렇게>
매일 걸어가는 인생길 혼자 걸어도 함께 걷는 것 같을 때가 있고 함께 걸어도 혼자 걷는 것 같을 때가 있다. 혼자 함께 걸어가는 길 함께 혼자 걸어가는 길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서 이 걸음 멈출 때까지 혼자 걸어도 함께 걸어도 마음-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발걸음- 가벼울 땐 가벼운대로 무거울 땐 무거운 대로 같은 걸음으로 걷는다. 오늘 내일을 산다. (토, June 3, 2023: mhparkⒸ2023)
2023.06.04 -
<아침 생각>
지난 밤 곤한 몸 편히 쉬고 새롭게 밝아오는 날 아침에 일어나 조용히 산책길로 향한다. 마음을 살짝살짝 기분좋게 건드리는 선선한 아침 바람 눈부신 아침 햇살 신선한 아침 공기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긋한 풀내음 그리고 새들의 경쾌한 아침 노래 가볍게 걷는 내 발걸음에 장단을 맞춘다. 푸르른 길을 푸르게 걷다 보니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오른다. 지난 밤 잠시 쉬던 생각이 새 아침과 함께 기지개를 펴고 다시 몸을 움직인다. 마음의 길을 따라 자유롭게 오가는 생각이 새 아침처럼 활기차고 새롭다. 맑은 생각들이 푸르른 바람처럼 잔잔하고 평온하게 스쳐간다. 그런 생각을 따라 오늘도 예쁜 꿈에 수를 놓으며 새롭게 하루 속으로 향한다. (목, June 1, 2023: mhparkⒸ2023)
202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