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실존 앞에서>
2024. 11. 8. 00:31ㆍ생각 위를 걷다
간혹
힘겹게 희망의 눈짓을 던지는
바싹 말라 버린
생기 잃은 마지막 잎새 하나가
앙상한 늦가을 나뭇가지 끝자락에
아직 붙어 있는 지금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그 실존 앞에
또 다른 실존으로 홀로 서 있다.
여전히 생의 의미를 붙잡고 있는 나
늙어 굽은 노송의 등을 보며
다시금 생의 지난함과
생명의 숭고함을 처절하게 느낀다.
오늘도 어느 생기가 내 몸에 흐르듯,
대지 위를 걸어가는 이들의 핏줄 속에도
생의 기운이 살아 움직인다.
나는 그저
오늘도 삶에 애착하는 한 인간으로
바싹 말라붙고
생기 잃은 마지막 잎새가 될 때까지
나의 내일을 뜨겁게 꿈꾸며
나의 오늘을 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가야 한다.
(수, November 6,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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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호숫가 공원 어느 늦가을 나무의 잎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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