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산딸기>

2024. 6. 24. 10:58생각 위를 걷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 때
 
놀이터 삼고
산에서 놀다가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를 만나면
어찌나 기뻤던지.
 
그날은
배가 호강하는 날이었다.
 
이제는 따먹지 않지만
그때는 동무들과 함께
맘껏 먹고 나면
동심 가득
부러울 게 없었다.
 
오늘 아침 계단 옆 숲속
푸르른 잎들 사이에서
군데군데 조금씩 익어가는
정다운 산딸기 무리를 보았다.
 
저절로 그 시절이 떠올랐다.
얼굴엔 미소가 피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누구 하나 봐주지 않아도
자기 모습 그대로 고유하게
열매를 내고
무르익어가는 산딸기들
 
대부분 삶은
그렇게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열매를 맺으며 살아간다.
작은 숲속 산딸기들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무르익어간다.
세월 따라
그렇게 빨갛게 익어간다.
(일, June 23,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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