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리는 호수의 멋>

2023. 12. 3. 00:53생각 위를 걷다

해가 석양의 노을을 남기며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갈 때
어둠이 찾아드는 호수는
새롭게 색칠을 한다.
 
호숫가의 가로등 불빛
어둠을 밝히며 쏟아지면
호수는 밤하늘처럼 등빛 반짝인다.
 
이렇게 매혹적인 시간에
호숫가를 한가로이 거니는
낭만적인 발걸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하게 멋지다.
 
걷다 보면
걸음에 맞춰 조금씩 더 짙어가는
어둠의 두께가
마음에 황홀한 느낌을 더해준다.
어둠의 농도만큼
감흥의 농도도 짙어진다.
 
낮에는
생의 거리를 해처럼 활기차게 걷다가
밤에는
호숫가를 달과 별처럼 부드럽게 걷는다.
 
어둠이 조금씩 짙게 쌓여가는 호숫가를
한가로이 걷노라면
어느새 마음이 가볍고 평온해진다.
 
그래서 어둠이 내릴 때 호숫가를 찾는다.
그래서 어둠이 깊어갈 때 호숫가를 걷는다.
거기에서는 홀로 걸어도
쓸쓸하지 않고 평안히 마음의 쉼을 얻는다.
(토, December 2,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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