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도시에서>

2023. 12. 9. 07:27생각 위를 걷다

아스팔트 길 따라 죽 늘어선
콘크리트 빌딩 사이로
차갑게 느껴지는 도시의 분위기는
어디나 비슷하다.

연주자도 관객도 모두 떠나버린
텅 빈 공연장에 감도는 썰렁함과 쓸쓸함처럼
때론 익숙함 속에서도
왠지 낯설다.

화려함과 딱딱한 편리함
그 밑바닥에 소리 없이 흐르는 차가움은
그것에 대한 대가이다.

도시가 일상에다
끊임없이 토해 내는 차가운 냉기는
약간의 색과 두께만 다를 뿐
사계절 내내 같다.

도심 속에서는
정겨운 시골의 따스함과
발끝에 느껴지는 대지의 부드러움과 포근함은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낯선 도시의 여행자에게는
어색함이 더해져
차가운 느낌이 더 짙게 감돈다.

오늘도 도시의 차가운 기운을 느끼며
낯선 도시의 여행자로
또 하룻길을 걷는다.
(금, December 8,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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