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같아 진 마음>

2023. 2. 27. 00:54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화려하게 수 놓으며

반짝이던 그 많던 별들도

오늘은 피곤한 듯 모두 잠들어

고요하고 어둡기만한 밤하늘

 

그 하늘 아래

부둣가의 배들도 편히 쉬고 있는

조용하고 잔잔한 호수

그 위로 간간이 부는 바람만 스친다.

 

어두움 자정 향해 깊어가는 밤

한 줄기 두 줄기 어둠을 가르며 반짝반짝

호수를 비취던 별들 대신에

오늘은 찻집의 불빛들이

창문을 지나 은은하게 새어 나온다.

별빛보다 더 낭만지게

밤 호수를 비춘다.

 

어둠 짙어가는 호숫가 한편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물고기가 물기만을 기다리며

호수를 응시하는 낚시꾼의 진지함에

행여나 방해가 되지나 않을까

스치는 바람도 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지나간다.

 

낭만 가득한 초여름 밤

호숫가의 정취가

잠시 찻집에 들른 내 발걸음에

향긋하게 머문다.

진한 커피향 찻잔에 은은히 머물듯이.

 

이 밤 잔잔한 호수처럼

오늘은 이 마음 참 평화롭다.

(, June 17, 2022; mhpark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