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식탁>

2023. 6. 12. 05:13생각 위를 걷다

나무숲 터널 산책로에는
아침마다 향연이 열린다.
거리는 새들의 아침 식탁이다.

밤새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여기저기 차려진 먹을거리를 찾아
분주하게 쪼아댄다.

즐겁게 걷다가
아침 향연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발걸음 잠시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비록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시장이 반찬인가 보다.
고개를 떨구고 참 맛있게도 먹는다.

잔치는 어디나 흥겹다.
보고 있는 내가 즐거워진다.
내 마음도 덩달아 흡족해진다.
아침 산책 발걸음은 더 가벼워진다.
(금, June 9,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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