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위를 걷다(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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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낙엽 그리고 나>
가던 길 잠시 발걸음 멈추고 가을을 느낄 겸 상념에 젖어 낙엽들만 머무는 쌀쌀한 늦가을 길 위에 가만히 서 있었다. 순간 다정한 바람 한 쌍이 도란도란 속삭이며 다른 바람들과 함께 가다가 뒤처져 길을 잃고 말았다. 그 길 잃은 바람 한 쌍 텅 빈 거리에서 갈 길을 찾느라 이리저리 서성이며 맴돌았다. 길 위에서 잠시 쉬고 있던 낙엽들 맴도는 그 바람에 쓸려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이나 함께 맴돌던 낙엽들 길 찾아 다시 떠나는 바람 따라 저편으로 뒹굴며 갔다.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도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사라져 가는 바람과 낙엽을 등지고 나의 길로 향했다. (화, October 29, 2024: mhparkⒸ2024)호숫가 산책로에서
2024.10.31 -
<찬바람이 불어오면>
찬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무작정 길을 나서자. 가는 길 쌀쌀하면 옷깃을 여미고 차가운 거리를 뚜벅뚜벅 걸어가자. 여민 옷깃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면 기꺼이 품으면서 거침없이 걸어가자. 찬바람도 맞다 보면 그럭저럭 견딜 만하고 때론 포근하게 느껴지기도 하리니 그냥 말없이 걸어가자. 가는 길에 상념은 바람에 싣고 바람의 속삭임을 들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가자. 가고 가다 보면 또 다른 길이 보이리니 그땐 그 길을 따라 이어가자. 찬바람이 불어 가는 길 그 끝에는 우리 자신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월, October 28, 2024: mhparkⒸ2024)
2024.10.31 -
<오늘 첫 사람>
아직 세상이 잠들어 있는 어둑새벽 동이 트지 않은 새벽 이른 아침 가로등 불빛만 어둠을 밝히고 있다. 환한 가로등 불빛 아래 아침을 기다리는 의자들도 어제 종일 사람들을 맞느라 분주해서인지 아직 곤히 쉬고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놀라지 않게 조용히 다가가 앉는다. 그리고는 등받이에 편안히 몸을 기댄 채 가만히 눈을 감는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듯이 고요가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갑자기 이런 대중가요의 노랫말이 떠오른다.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의 자리가 돼 드리리다 피곤한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라 두 사람이 와도 괜찮소 세 사람이 와도 괜찮소 외로움에 지친 모든 사람들 무더기로 와도 괜찮소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
2024.10.30 -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힘과 용기와 감동을 주는 사람은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 평범해도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일관되게 걸어가는 사람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거나 조금만 좌절하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 여러 장애물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힘에 겨워도 돌파해 가는 사람 무슨 일이든지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온천수처럼 가슴이 따뜻한 사람 그런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좋더라. 그런 사람이 삶에 힘이 되더라. (월, October 28, 2024: mhparkⒸ2024)
2024.10.29 -
<떠나는 자리에 남기는 것>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한복판에 서 있다. 어느 거리에 홀로 서서 싸늘해지는 바람을 맞고 있노라니 문득 이런 쪽 생각이 나의 마음속으로 비집고 들어온다. 봄은 잠깐 머물다가 떠나가면서 생명의 새싹을 남기고 여름은 잠깐 머물다가 떠나가면서 푸르른 세상을 남긴다. 가을은 잠깐 머물다가 떠나가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남기고 겨울은 잠깐 머물다가 떠나가면서 소생의 희망을 남긴다. 어느 날 이 세상에 와서 잠시 잠깐 머물다가 그 어느 날 떠나가게 될 때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일, October 27, 2024: mhparkⒸ2024)몽블랑
2024.10.27 -
<반가움>
‘안녕하셨어요?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이렇게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즐거운 얼굴로 식탁에 둘러앉았다. 지난여름에 만나고 이제 어느덧 계절이 바뀌어 예쁜 나뭇잎들 하나둘 져서 낙엽 되고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 따라 이리저리 거리에 뒹구는 계절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도란도란 다정히 이야기꽃 웃음꽃을 피우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늘 가는 친숙한 찻집에 앉아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 가다가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고는 포근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나누며 각자 삶의 자리로 향했다. 반가운 얼굴들 언제 만나도 기분 좋은 시간이다. 걷기에 그리 쉽지 않은 인생길이나 다정한 사람들과 길동무하며 따스한 가슴으로 여행 같이 걸어간다. (토, October 26, ..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