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사람>
2024. 10. 30. 09:54ㆍ생각 위를 걷다
아직 세상이 잠들어 있는 어둑새벽
동이 트지 않은 새벽 이른 아침
가로등 불빛만 어둠을 밝히고 있다.
환한 가로등 불빛 아래
아침을 기다리는 의자들도
어제 종일 사람들을 맞느라 분주해서인지
아직 곤히 쉬고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놀라지 않게 조용히 다가가 앉는다.
그리고는 등받이에 편안히 몸을 기댄 채
가만히 눈을 감는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듯이
고요가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갑자기 이런 대중가요의 노랫말이 떠오른다.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의 자리가 돼 드리리다
피곤한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라
두 사람이 와도 괜찮소
세 사람이 와도 괜찮소
외로움에 지친 모든 사람들
무더기로 와도 괜찮소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의 자리가 돼 드리리다.”
오늘 아침 나는 이 의자에 앉은 첫 사람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누군가 이 의자에 앉아
나처럼 잠시나마 쉼을 얻을 것이다.
사람마다 어떤 인생 이야기를 담고서
앉을지 잘은 모르지만
나처럼 잠시나마 편히 쉬면 좋겠다.
(화, October 29, 2024: mhparkⒸ2024)
어느 기관 앞뜰에 놓여 있는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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