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맞춤 배우기>
2023. 11. 10. 02:22ㆍ생각 위를 걷다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
바람처럼 스치는 계절
그 옆에 서서 나도
세월 따라 흐르며 걷는다.
계절을 스치며 걷는다.
때로는
그 흐르는 속도에 맞춰
그 스치는 속도에 맞춰
함께 걸어가는 것이
적잖이 힘이 들 때가 있지만
그래서 여전히 발맞춰 걷는 것을 배우며
부지런히 걸어가려고 애쓴다.
걸을수록
세월은 더 빠르게 흐르고
걸을수록
계절은 더 빠르게 스쳐가기에
발맞춰 걷기가 점점 더 힘에 겨워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뒤처지지 않도록
힘차게 활기차게 꿈차게 오늘을 걷는다.
오늘을 산다.
어느 날,
시간의 숲속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멀어지고 멀어지다가
결국엔 내 뒷모습이 희미하게 사라져 갈
안개 같은 인생길을 걷고 있으니
생이 기우뚱거리지 않고 절뚝거리지 않고
힘차게 걷다가 사라질 수 있게
오늘도 열심히 발맞춰 걷기를 배우며 걷고 걷는다.
(목, November 9, 2023: mhparkⒸ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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