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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희망과의 조우>
어느 날 눈물로 희망을 만날 때까지 아픔과 절망 속에서 쓰라린 고통의 거리를 걸어도 나는 나의 삶을 깊이 사랑하며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가리라. 인생길 걷던 어느 푸르른 날 마음에 돋아난 꿈 내 걷는 길 그 모양이 어떠하든 변함없이 그 꿈 소중히 마음에 품고 머나먼 길을 떠나가리라. 걸어가는 길 내내 삶에 그 꿈을 담고 또 담으면서 그렇게 굳건히 가리라. 때론 마음이 사막 같이 마르고 영혼은 지쳐 황량한 벌판에서 지친 어깨에 무거운 발걸음 힘겹게 떼면서 그냥 털썩 주저앉아 마냥 울고 싶어질 때도 가야 할 길을 꿋꿋이 걸어가리라. 삼백 예순다섯 날 걷고 또 걸어온 것처럼 오늘도 나는 존재의 무더운 길을 기꺼이 걸어가리라. 그 길고 긴 날을 시간 위에 충실한 발걸음으로 희망을 새기면서 가리라. 어느 날 눈물로..
2023.06.20 -
<작은 폭포 앞에서>
새들도 잠에서 깨어 즐겁게 노래하고 매미도 힘차게 울어대는 이른 아침 푸르른 잎들 우거진 나무들 가득한 어느 골짜기 작은 계곡 따라 흐르고 흐르는 긴 여행을 하는 맑은 물줄기 발걸음 멈추고 잠시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떨어지는 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 소리가 무척이나 힘차다. 내 심장이 함께 힘차게 뛴다. 그 힘찬 소리가 이 아침에도 나뭇잎 사이로,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 따라 내 귓가에 청아하게 들려온다. 조용히 귀 기울이며 떨어지고 흘러가는 물소리에 마음을 연다. 잔잔한 평화가 마음의 계곡을 따라 천천히 흘러들어와 마음 속 사방으로 퍼진다. 내면이 평온해진다. 잠시 생각에 잠긴다. 삶을 생각한다. 흘러가는 계곡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가는 내 인생길에서 오늘도 내 곁으로 다가온 하루를 기쁘게 맞이하며 함께..
2023.06.19 -
<달 밝고 별이 빛나는 밤의 서성임>
또 하루가 영원 속으로 떠나가는 시간 대지에 어둠이 내려 밤이 깊어갈 때 달의 미소와 별들의 반짝임이 점점 더 예쁘게 밤하늘을 채우고 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늘 거기에 같은 모습으로 서서 한 밤을 지새우는 가로등 불빛은 사람들이 지나가든 지나가지 않든 외로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한 폭의 그림 같이 아름다운 밤 누워도 쉬이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잠시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달빛 맞으며 별빛 맞으며 조용한 거리를 홀로 천천히 걸었다. 걸으며 달에게도 별들에게도 속삭였다. “나 너 좋아해, 너 나 좋아해? ㅋㅋㅋ” 조그만 산길 가에 예쁘게 핀 들꽃들처럼 어둠 속에서 환하게 웃는 달의 미소가 유난히도 밝은 밤 별들도 함께 방긋 웃음 짓고 있었다. 해맑은 웃음처럼 달맑고 별..
2023.06.18 -
<비 온 뒤의 산책로를 걸으며>
간밤에 조용히 비가 내렸다. 빗방울 주룩주룩 밤새 대지를 촉촉히 적시고 푸르른 나뭇잎들과 풀잎들 위에 떨어지며 잠 못 이루게 후두둑 후두둑 장단 맞춰 두드렸다. 그래도 이 아침에 힘차게 보인다. 푸르른 청춘이라서 그런가 보다. 비 온 뒤 이 이침 나무숲 터널 산책로의 녹음이 더 푸르고 진하게 묻어난다. 발걸음 옮기며 바라보는 내 마음의 녹음도 짙어가는 것 같다. 내 안의 내가 푸르게 물이 드는 것 같다. 계단 옆 계곡의 작은 폭포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맑은 물의 소리는 이 아침 더 청아하게 내 귓가에 다가온다. 내 발걸음도 함께 가볍고 힘차다. 비 온 뒤 더 푸르게 보이는 상쾌한 아침 걷고 또 걷는 데 하나의 생각이 스쳐간다. 때론 비 오고 궂은 날이 불편해 보여도 그 뒤에는 맑고 깨끗해지듯이 인생의 궂은..
2023.06.17 -
<뽕나무 열매와 어린 시절>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스치는 산책로를 따라 걷는 데 한 그루 푸르른 나무가 눈에 확 들어왔다. 뽕나무였다. 거기에는 빨갛게 변해가는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순간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멈추어 서서 한동안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데 뽕나무 열매인 오디와 관련된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시골 마을에도 뽕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 동네에는 일명 “둠벙”이라고 불린 큰 물웅덩이가 있었는데, 여름에 날씨가 무더워지면 그곳으로 가서 홀라당 발가벗고 들어가 즐겁게 수영을 하곤 했다. 그렇게 즐겁게 놀다가 힘이 들고 허기가 질 때면 뽕나무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오디를 따먹곤 했다. 어떤 때는 그냥 놀러 다니다가 따먹기도 했다. 먹을 것이 별로 없던 시절, 그..
2023.06.16 -
<기대는 실존>
계단 옆 절벽 바로 아래쪽 돌에 예쁜 꽃 하나 살짝 기대고 서 있다. 홀로 서는 것이 힘이 드는지 축 늘어져 간신히 기대고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마음이 꽤나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꿋꿋이 하늘을 보며 방긋 웃고 있는 모습이 참 예쁘다. 어쨌든 꽃은 꽃이다. 우리도 고단한 인생길 걸으며 때로는 돌에 기대는 꽃처럼 이것저것 그냥 다 잊고 무언가에 기대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 다음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길을 떠나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꽃의 기대는 실존을 바라보며 나의 기대는 실존을 생각했다. 아직은 괜찮지만 계속 길을 가다가 어느 순간 기대고 싶어질 때 그대 어깨에 기대고 싶다. (수, June 14, 2023: mhparkⒸ2023)
20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