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의 발자국>

2023. 2. 2. 00:33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오늘도 말없이 살-짝 다가오는

아주 조용한 겨울 이른 아침

인적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차가운 기운만 거리를 채우는 시간에

알람 소리에 깨어 또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하루도

여러 갈래 길을 걸으며

시간 속에 남겨질 발자국을 본다.

 

거리에 하나둘 나부끼는 걸음걸음들은

바람에 실려 세월의 언덕 저편으로

끊임없이 사라져가지만

발걸음마다에 담긴 하루의 여정은

오늘도 시간 속에 남아

내 삶의 이야기로 내 귓가에 속삭인다.

 

이 하루도 거리에 소리 없이 어둠이 내리고

하루를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내 삶에 또 다시 찾아오면

가슴에 멍울을 남기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시간 속의 발자국들을 생각하며

날마다 내 삶의 이야기가

어린 시절 화로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며 익어가던

갈색 고구마의 노-란 속살처럼

그렇게 구수하게 익어가는 삶이 되게

오늘도 시간 위에 정성껏 써간다.

 

이 밤도 말없이 살-짝 다가온

아주 조용한 겨울 늦은 저녁

또다시 인적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하얀 눈발만 송이송이 거리를 채우는 시간에

가로등 불빛을 응시하며 또 하루를 떠나보낸다.

(수, January 5, 2022; mhpark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