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추운 겨울 아침을 엿보다>

2023. 2. 2. 00:38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주변이 온통 하얗게 색칠된 아침이다.

지난밤의 어둠이 떠나기 싫은 듯

꾸물거리다 어쩔 수 없이 떠나고

그 빈 자리에 아침 햇살이 가득 비집고 들어오더니

자리를 잡고 가슴을 죽 편다.

 

나무 손가락 사이에서

밤새 편히 쉬고 있던 하얀 눈들이

밝게 비추어오는 아침 햇살에

정신을 차리고 기지개를 편다.

 

햇살의 온기가 아직 대지에 가득 차지 않아서

여전히 차가운 기운이 가득한데도

추위를 잊은 듯 힘차게

아침을 나는 참새들의 발랄한 움직임이

지난 밤 추위에 잠 못 이루다

느지막이 눈을 감은 나무들의 늦잠을 깨운다.

 

나무에서 그네를 타는 조그마한 모이통에 걸터 서서

지난 밤 굶주린 배를 채우며

희희낙락 즐거워하는 참새들의 웃음이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허공을 가득 울린다.

 

조그마한 참새들의 희망찬 노랫소리를 들으며

몹시도 추운 겨울 아침에도,

인생의 추위로 떨 수 있는 시간에도

노래를 부를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고난의 시간을 지날 때는

아침이 또 다시 찾아드는 것이

또 다른 아픔이 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아침은 언제나 가슴 벅차다.

아침햇살이 밝게 비추어오는 날의 아침은

더욱 그렇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아침은 희망의 몸짓이다.

새 날이 밝는 아침의 시간은

그래서 더욱 활기차고 경건하며 고상하다.

이 아침이 가슴 속으로 밀려온다.

(, January 25, 2022; mhpark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