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맛과 도덕적 진리>

2025. 5. 7. 11:36마당문 Plus-마음을 당기는 한 문장 플러스

도덕적 삶을 살지 않는 사람이 도덕적 진리의 타당성을 느끼기란 어렵다. 그는 옳음과 그름 사이의 질적 차이와 같은 기본적인 진리조차도 쉽사리 의심할 것입니다”(오 할레스비).

 

답글우리 앞에 음식 한 그릇이 놓여있을 때 보는 것만으로는 그것의 맛을 알 수가 없다. 취향이나 입맛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어떤 음식이든 직접 먹어 봐야 맛을 알 수가 있다. 어떤 음식은 맛이 있어 보이나 실제로는 맛이 없을 수도 있고 어떤 음식은 맛이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아주 맛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삶의 세계는 경험 세계보다 훨씬 크고 넓으나 실제 삶은 경험하는 만큼 그리고 경험하는 대로 이해된다. 그리고 삶은 이해하는 대로 경험된다. 이해하거나 생각하는 대로 살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과 이해는 그렇게 상호 관계적으로 그리고 상호 순환적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어떤 것을 경험하며 사느냐에 따라 삶이 사뭇 달라질 수 있고 실제로도 달라진다.

 

그런 이유로 최대한 깊고 넓고 높은 삶을 살고자 한다면 자기 삶의 고도와 지평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자기가 경험하는 삶의 세계가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그저 삶의 작은 범위를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그뿐 아니라 삶의 질과 수준과 차원도 다양하다. 그래서 어떤 삶은 질과 수준과 차원이 저급하지만 다른 삶은 고급하다, 그런데 대개 저급한 삶과 고급스러운 삶의 여부는 각자의 삶 이해와 그것에 따른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삶의 저급성과 고급성을 가르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도덕성이다. 흔히 좋은 삶과 나쁜 삶을 구분하는 기준은 도덕적으로 또는 상식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사회나 문화에 따라 어느 정도 상대적일 수 있으나 대개 사람들에게는 선과 악, 옮음과 그름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있다. 따라서 자기의 내면의 소리, 곧 양심이 허락하는 한에서 도덕적으로 좋거나 옳은 삶을 살아야 인생의 본질적이고 참된 맛을 볼 수 있다.

 

인생은 본래 방향의 문제이다. 인생은 일단 시작되면 필연적으로 어느 방향으로든 향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어느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방향 선택은 전적으로 자기의 결정 사항이다. 그래서 그것을 선택할 때는 충분한 검토와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해야 한다.

 

인생의 방향-그것이 좋든 나쁘든-을 선택하게 되면 삶은 그 방향으로 진행해가게 되어 있다. 그 이후에는 관성이 붙어서 고의로 막지 않으면-막는 것이 매우 힘들지만-저절로 그렇게 진행된다. 그게 삶의 성향이다.

 

그와 같이 이변이 없는 한 삶이 바른길로 접어들게 되면 계속 그 길로 가게 된다. 삶이 그른 길로 접어들게 되면 계속 그 길로 가게 된다. 그것이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이유와 핑계를 대면서 계속해서 나쁜 짓을 하는 이유이다.

 

반면에 도덕적 진리를 인정하면서 비록 부족하고 불완전해도 도덕적 삶, 곧 도덕적으로 좋은 삶을 살려고 애쓰는 사람은 어쨌든 삶이 향상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그렇게 사는 삶의 맛과 좋음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비도덕적 삶은 삶을 쉽고 간편하게 사는 방법이 될 수 있을지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의 만족은 느낄 수가 없다. 비참함과 허무함만 남는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의 속성상 좋지 않은 것으로는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도덕적 삶은 삶이 좀 어렵거나 불편하고 손해를 보며 자기 제한적으로 살게 되더라도 내면에서 생의 깊은 만족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이 도덕적 삶의 존재론적이고 정신적인 보상이다. 그래서 그런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그런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도덕적 삶이라는 요리는 시간도 걸리고 나름의 기술도 필요해서 요리하기가 쉽지 않으나 그 맛은 특별해서 그 맛을 아는 사람은 계속해서 그것을 요리해서 먹으려고 한다. 흔하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 주변에서 그와 같이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삶은 너무나 고상하고 숭고해서 그런 사람들을 보게 되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 May 6, 2025: mhpark2025)

어느 버페식당에 진열되어 있는 후식용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