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기쁨>

2025. 4. 12. 01:22마당문 Plus-마음을 당기는 한 문장 플러스

“우리에게는 외면적인 형벌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이 있다…자신의 선을 의식하는 조용한 기쁨보다 세속적인 명예를 좋아하는 정신 상태이다. 인간에게 그 이상의 파멸은 없다”(채닝).
 
☞ 답글: 인간의 실재는 몸(육체)과 마음(정신/영혼)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은 물질적인 존재이면서 정신적인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몸(외적 세계)과 마음(내적 세계)이 함께 충족될 때 생의 참된 만족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이 몸보다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이기에 마음의 만족이 몸의 만족보다 더 중요하다.
 
쉽지 않은 인생길을 걸어가는 데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기쁨이다. 기쁨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한 인생의 필수품이다. 우리 인생에 슬픔이나 아픔만 있다면 우리는 존재할 수도 살아갈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슬픔도 느끼지만 기쁨도 느낀다. 우리가 걸어가는 인생길에는 우리에게 슬픔을 주는 것도 많이 만나지만 기쁨을 주는 것도 많이 만난다. 그래서 인생길은 힘이 들지만 걸을 만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몸에 잔잔한 기쁨이 인다.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쉬노라면 기쁨이 솟는다. 가슴 따스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왠지 모르게 즐거워지고 기뻐진다.
 
좋은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쁨이 생긴다. 마음에 드는 새로운 신발을 신으면 마음이 기쁘고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에 가게 되면 기쁨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런데 신체적이고 외적인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만족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반면에 정신적이고 내적인 만족과 기쁨은 꽤 오래간다. 잔잔한 기쁨의 여운이 우리 마음의 호수에 오래도록 물결치면서 만족을 준다.
 
바람은 강하게 불기도 하고 잔잔하게 불기도 한다. 바람은 소리 없이 잔잔하게 불 때가 있지만 시끄럽고 요란하게 강하게 불 때가 있다. 우리의 삶에서 기쁨도 그와 같다고 생각된다. 어떤 기쁨은 잔잔한 파도처럼 조용하게 밀려오지만 어떤 기쁨은 강한 파도처럼 격하게 밀려온다.
 
우리의 삶에는 때로 강한 파도처럼 격하게 밀려오는 기쁨이 필요하지만 늘 그런 기쁨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설사 그런 기쁨이 밀려온다고 해도 금방 밀려간다. 일상을 살아가는 데는 왁자지껄한 기쁨보다 조용한 기쁨이 더 필요하고 우리를 더 기쁘고 즐겁게 한다. 특히 조용한 기쁨은 정신적인 기쁨이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 내면에 잔잔히 채워지는 기쁨이다.
 
더욱이 진정한 기쁨은 선이나 좋음과 관련되어 있다. 나쁜 일이나 악을 행하면서 기쁨을 얻을 수 없다. 바르지 못한 것을 행하면서 기쁨을 얻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자기 파멸로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결국에는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요란하고 왁자지껄한 기쁨보다 “조용한 기쁨”을 바라고 누리면서 힘이 드는 인생길을 걸으면 걸을 만하다. 걷다 보면 슬픔을 만나기도 하지만 기쁨을 만나기도 한다. 슬플 때는 슬픈 대로 기쁠 때는 기쁜 대로 아름답고 좋은 삶을 추구하면서 살면 인생은 꽤 살만하다. 기쁘다 인생!
(금, April 11, 2025: mhparkⒸ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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