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7. 12:41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어느 대중가요의 노랫말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멀어져 가네 나의 꿈도 가네 잡을 수 없는 푸르른 날 모두 사라지네 그날은 가고 화려한 날은 가고 아름다웠던 그 추억만 내게 남아 있네...눈부신 기억들은 모두 반짝이는 불빛이 되어 나의 화려한 날은 가고.”
우리의 삶에는 ‘화려한 날’이 있다. 인생의 시기(청춘)에서나 하는 일에서나 다른 어떤 것에서 정도나 기간의 차이가 있으나 저마다 자기만의 ‘화려한 날’이 있다. 물론 저마다 화려한 날의 양태는 다르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이 흘러가듯이 그날도 간다. 잠깐 있다가 간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맞이하게 되는 어느 화려한 날은 잠깐 있다가 가게 되어 있다.
정치인의 ‘권력’의 화려한 날도 금방 간다. 연예인의 ‘인기’의 화려한 날도 금방 간다. 모든 분야에서 화려한 날은 금방 간다. 아무리 붙잡으려고 해도 덧없이 간다. 그것들은 모두 일시적이다. 그러함에도 많은 사람이 아주 어리석게도 그것에 취해서 오래 갈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다가 그 화려한 날이 가고 난 다음에 그것의 도취에서 깨어나 허망함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하며 때늦은 후회를 한다.
특히 인간에게 청춘의 시기는 화려한 날 중 대표적이다. 그것은 최고로 여겨진다. 그런데 그날도 간다. 그것도 금방 간다. 오래전에 김창환 씨가 부른 <청춘>이란 노래의 노랫말이다.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거야.”
이 노래를 부를 때 그도 나름 젊었으나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은 그의 ‘언젠간 갈’ 청춘도 실제로 갔다. 누구에게나 청춘은, 누구에게나 세월은 그렇게 간다.
그러면 그렇게 잠깐 머물다가 가는 화려한 날을 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 아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 것은 화려한 날의 일시성을 늘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날을 함부로 보내지 않는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흘러 훗날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그때를 되돌아볼 때 후회스럽지 않게 또는 후회를 덜 하게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오만하거나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자기 자리와 위치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마음을 지키면서 그날을 사는 것이다. 그러면 분명 자기 자신에게 떳떳할 뿐 아니라 나름의 생의 의미 있는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루는 산책로를 걷다가 잠시 멈추어 서서 앙상한 겨울 숲속을 바라다보았다. 지난봄과 여름에 푸르렀던 나뭇가지의 잎들이 지고 풀들도 시들어 나무만 남은 고적한 숲은 아주 쓸쓸해 보였다. 그 숲의 바닥에는 잘린 나무, 부러진 나무 그리고 뽑힌 나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그것들도 한때는 다른 나무들이 전혀 부럽지 않은 화려한 날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렇게 되었다. 그 옆에 우뚝 솟은 나무들도 지금은 화려한 날을 보내고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그런 나무들과 같은 때가 올 것이다.
그렇게 잠시 머물며 생각하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걸어가면서 그러한 사실을 마음에 깊이 되새겼다.
(일, April 6, 2025: mhparkⒸ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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