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식물의 몸짓: 나도 가능한 한 높이 자라고 싶다>

2025. 4. 4. 04:50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식물도 나무도 모두 하늘을 향하여 자라간다. 그런 의미에서 식물도 나무도 해바라기들이다. 하늘 높은 거기에서 밝은 햇살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식물도 나무도 뿌리는 땅에 내리고 거기에서 영양을 흡수하면서 자라고 살아가나 생명의 기는 하늘로부터 받으면서 살아간다. 식물도 나무도 삶을 위해 하늘과 땅 둘 다 필요하다.
 
얼마 전 산책로를 따라 걷으면서 길옆 숲속을 보는데 나의 눈에 들어오는 게 하나 있었다. 그것이 특별하거나 대단한 것이어서가 아니라 아주 평범하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임에도 나의 시선을 끌었다. 그것은 어떤 작은 식물이 그리 크지 않은 가느다란 나무를 타고 그것을 감고 올라가면서 자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던 길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삶에는 관심사나 상황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으나 누군가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관심거리가 아니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이 가는 것들이 있다. 나에게는 며칠 전 산책로를 걸으면서 보게 되었던 그 작은 식물이 그러했다.
 
어떤 식물들은 그냥 땅바닥에서 살아가나 다른 어떤 것들은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높이 오르려고 한다. 그런 것들은 땅바닥에서 자라고 살아가면서도 나름의 의지나 성향이 있어서 무언가를 의지해서라도 올라가려고 한다.
 
그러다가 자기를 기댈 수 있는 나무나 담장 같은 것을 만나게 되면 바람대로 땅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타고 하늘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자기의 해바라기 꿈을 현실로 이루어간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그 식물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저런 미물조차도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지만 자기 바람이나 꿈이나 의지를 따라 높은 곳을 향하여 올라가는 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는 인간이 그럭저럭 되는 대로 대충 살다가 죽게 되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인간으로서 최소한 무언가 뜻을 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힘차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학창 시절에 어느 선생님이 ‘너희들, 앞으로 뱃속에 ○만 가득 채우며 살지 말고 최소한 밥값은 하면서 살아가라’라고 말씀하셨듯이 밥값은 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나?”
 
마이클 린버그는 이렇게 말한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으로 이상을 추구하기보다는, 현실적이고 확실해 보이는 성공을 얻으려고 한다. 돈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성공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거나, 도전적이고 보람된 오늘의 삶을 포기하고 편안하고 안락한 내일의 삶을 서둘러 좇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목표들은 머지않아 사막의 신기루처럼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만다.”
 
땅바닥에 만족하고 거기에서 번식하는 식물들이 있는가 하면, 비록 하늘에 닿지는 못할지라도 끊임없이 하늘을 품고 해바라기로 살기 위해 의지할 것을 찾아서 그것을 타고 자라가고 올라가는 식물이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와 현실에 만족하면서 매일매일 그럭저럭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비록 자기 현실이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고 실제로 때로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자기 꿈과 이상을 향해 ‘꿈바라기’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는 삶이 나아지거나 특별한 게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으나 후자는 삶이 적잖이 달라지고 나름의 특별한 삶이 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 그것은 바로 그러한 노력의 대가이다. 그런 사람은 그러한 대가를 누릴 자격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마음에 울림이 생기고 박수가 저절로 나온다. 그것은 감동 받음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참 좋더라.
(목, April 3, 2025: mhparkⒸ2025)

어느 산책로 옆의 어느 작은 나무와 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