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계절>

2025. 1. 29. 00:00생각 위를 걷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의 시린 찬 바람이
푸르른 솔잎들 사이로
한동안 스쳐 갔다.
 
겨울이라 그러잖아도 추울 텐데
찬 바람까지 불어대니
몹시도 추워 보였다.
 
진짜 추워서일까?
아니면 흥에 겨워서일까?
가느다란 솔잎들이
살랑살랑 몸을 흔들어댔다.
 
한참을 가만히 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더운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언제나 푸르게 생을 노래하는
한 그루 소나무의 모습에서
생명의 꿋꿋함을 보았다.
 
이렇게 추운 날에도
소나무는 그렇게 당당했다.
소나무는 사계절 내내 한결같다.
 
마음에 찬 바람 불어오는 여러 날
말없이 그 바람을 맞으며
덤덤히 걸어가는 날들인데
겨울 소나무의 가냘픈
그러나 강인한 푸른 잎들이
손을 내밀어 내 마음을 쓰다듬었다.
 
잠시 후
움츠렸던 어깨를 다시 죽 펴고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일어나 발걸음을 뗐다.
(월, January 27, 2025: mhparkⒸ2025)

어느 건물 앞 정원에 터 잡고 살아가는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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