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를 바라보다가>
2024. 12. 21. 03:18ㆍ생각 위를 걷다
해질녘
붉고 파란 하늘 밑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호숫가를 한가로이 거닐다가
그 한쪽에 홀로 서 있는
하얀 등대를 보았다.
사시사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거나 덥거나
맑거나 흐리거나
해가 뜨나 해가 지나
늘 같은 모습, 늘 같은 마음으로
그렇게 서 있는 고적한 등대
그 등대를 바라보면서
한 가지 바람,
한 가지 소원을 품었다.
그 바람은
오가는 배를 위해
오래오래 그렇게 머물러 있으면 하는 것.
그 소원은
저 등대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여전히 가야 할 내게 주어진 인생길을
소신껏 걸어가고 싶다는 것.
집을 향해 뒤돌아서는 데
황혼의 그림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축복이라도 하려는 듯
더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금, December 20,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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