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1. 03:24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어느 가게에 들렀다가 액자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 내용과 의미가 좋아서 마음에 감명 깊게 와닿았다. “가정은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다”(Home is where our story begins).
일반적인 관점에서 말하면, 실제로 인간의 삶은 가정과 나뉠 수 없다. 인간의 삶은 가정을 바탕으로 그리고 가정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우리의 인생 이야기는 대부분 가정과 관련하여 영위된다.
그런데 가정이란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서로 관련이 있으면서도 의미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는 세 가지 개념, 곧 집(house)과 가족(family) 그리고 가정(home)을 구분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집은 일차적으로 공간을 의미한다. 집의 기본적인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그 안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기 위해서 일정한 공간과 구조를 갖추어 지은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집은 지어진 것, 곧 건물을 뜻한다. 거기에는 일반적으로 가족이 거주한다.
가족은 공간 곧 건물로서의 집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혈연과 특별한 관계로 맺어진 구성원을 말한다. 가족의 기본적인 사전적 의미는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 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성원”이다. 가족은 구성원이 함께 가정을 이룬다.
가정은 가족이 형성하는 관계의 장을 말한다. 가정의 기본적인 사전적 의미는 “함께 살아가는 한 가족의 모임”이다. 가정에는 저마다 가족 구성원이 자아내는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그 분위기에 따라 가정의 내적 모습이 달라진다. 가정의 내적 모습에 따라 가족의 성격이 달라지고 집 안의 환경과 분위기가 결정된다.
집은 가족이 있어야 의미가 있고 가족은 가정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집은 있는데 가족이 없어서 문제가 되고, 가족은 있는데 가정이 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런 기본적인 의미를 토대로 생각해 보면, 이런 말들이 가능하게 된다. 집에 가족이 없으면 가정집이 아니라 그냥 빈 건물이거나 폐가이다. 가족 사이의 좋은 관계가 없으면 가정은 제대로 기능할 수가 없다.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가 제대로 시작될 수 없고 짜임새 있게 구성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집은 없으나 가정은 존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말, 곧 건물로서의 집 없이 거리나 그 외의 장소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홈리스(homeless)라고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잘못 사용되는 말이다. 그 말을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런 사람은 하우스리스(houseless)라고 불리는 것이 맞다.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 집은 없으나 함께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으로 인해 가정은 있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가족은 있으나 진정한 의미에서 가정은 없을 수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가족은 있으나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없는 가정이 있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콩가루 집안’인 경우가 그러한 예일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집이 있으면서 가족이 있고 그 가족이 화목한 가정, 곧 가정다운 가정을 구성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이다. 그런 가정은 복되고 행복한 가정이고 가족 구성원도 모두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어느 가정도 완전한 가정은 있을 수 없다. 인간 자체가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완전하고 부족한 가족 구성원 전체가 서로를 사랑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면서 가정을 형성해 간다면 그 가정은 좋고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다.
집보다는 가족이 중요하다. 더욱이 가족이 이루어가는 화목한 가정이 중요하다. 가정은 우리의 인생 이야기가 시작되고 형성되는 곳이다. 그러기에 가족 모두는 자기가 속한 가정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풍토가 되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결국 자기에게 영향을 주고 그런 삶의 혜택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일, November 10, 2024: mhparkⒸ2024)
몽블랑의 어느 숙소
'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나는 (1): 작은 것들에서 희망을 찾기> (9) | 2024.11.15 |
---|---|
<바로 오늘 시작하는 자기 꿈의 삶> (5) | 2024.11.14 |
<자유로운 비행을 위한 힘찬 비상> (0) | 2024.11.07 |
<내가 좋아해서 한다: 어느 음악인을 보고서> (1) | 2024.11.04 |
<하루를 사는 두 가지 방식: 단층의 날들과 고층의 날들> (0) | 2024.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