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7. 06:59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지난밤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이른 아침에도 촉촉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랑비였다. 처음에는 약간 고민도 했으나 ‘이 정도면 우산을 쓰면 되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운동하러 갔다. 그런데 산책로에 도착하니 일출 시간쯤 되었을 때 한참이나 세찬 비가 쏟아졌다. 그런 비가 거의 한 시간 정도 이어졌다.
운동하러 왔다가 비 때문에 운동은 하지 못하고 그 한 시간 남짓 차 안에 있었다. ‘그냥 돌아갈까’라고 잠시 고민했으나 일기 예보를 보니 조금 더 있으면 비가 그치는 것으로 나왔다.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그쳤다. 호수 맞은편의 구름 낀 하늘이 점차 에메랄드빛으로 바뀌고 내 뒤쪽 하늘에서는 곧이어 붉은 해가 구름 뒤에서 환하게 얼굴을 내밀었다.
비가 와서인지 푸르른 풀들은 더욱 푸르게 보였고 노란 단풍잎은 더 진하게 보였다. 이미 낙엽 되어 바람 따라 뒹굴던 단풍잎들은 융단 폭격이라도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지 호숫가 산책로 위에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 맑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마음으로 그 위를 사뿐사뿐 걸었다. 비 온 뒤 늦가을의 정취가 다소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호수의 살갗을 힘차게 두드리던 비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을 때 그 위에서 한가로이 노닐던 몇 마리 오리가 갑자기 호수를 박차고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호수 위를 자유롭게 날아가다가 호수 다른 쪽 멀리서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다른 오리무리가 있는 곳에 내려앉았다.
오리들이 두 날개로 힘차게 날갯짓하며 호수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깨달은 것이 있다. 물 위에서 가만히 노니는 오리가 날기 위해서는 날개를 죽 펴고 온 힘을 다해 날갯짓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날개 접은 오리가 하늘로 날아올라 자유롭게 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오리가 물 위에서 수영하는 모습으로는 결코 하늘을 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하면 호수에서 평온하게 헤엄을 즐길 수 있을지언정 더 넓은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리들은 그러한 사실을 잘 알기에 정말로 날개를 활짝 펴고 힘껏 날개를 저었다. 그러자 오리들이 조금씩 높이 솟아오르게 되었고 그런 다음에는 부드러운 날갯짓과 함께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무엇을 할 때 무엇보다도 마음의 날갯짓이 중요하다. 마음에부터 꿈을 펼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몸의 날갯짓을 힘차게 하고 또 하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먹은 대로, 계획한 대로 비상하고 비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오리들이 호수의 표면을 박차면서 하늘로 비상하여 자유롭게 비행하는 것처럼.
(수, November 6, 2024: mhparkⒸ2024)
호수 위를 힘차게 날아오르는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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