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존중과 시간 사용>

2024. 10. 7. 04:41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인간은 누구나 예외 없이 시한부 인생을 살아간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유한한 존재로서 수명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중에 좀 더 늙어서든 병으로 인해서든 죽음 앞에 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진다면 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시간이 좀 더 주어져도 주어지거나 주어지지 않거나 별반 차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특별히 하는 것 없이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 경우 그냥 나이의 숫자만 조금 더 많아지는 것이 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지면 좋을 사람들은 자기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면서 자기 삶에서 의미 있는 것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진정 시간은 고귀하고 귀중하고 절실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 시간을 죽이면서 할 일이 없고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더 주어져도 별 의미가 없다. 그러한 삶과 시간 사용의 연장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다르다.
 
인간이 일정 기간 유한한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고 진지하게 여겨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시간이다. 시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왜냐하면 인생은 곧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의식적 존재인 인간의 삶의 핵심 요소이다.
 
오래전 히틀러의 압제에 저항하다 죽임을 당한 디트리히 본회퍼는 죽기 전 감옥에 있을 때 이렇게 말했다. “10년이란 세월은 누구의 생애 있어서나 긴 시간이다. 시간이라는 것은 우리들이 사용하는 보화 중에서 가장 만회할 수 없는 것이어서 무엇보다도 귀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과거를 회고할 때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것이나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불안스럽게 된다.”
 
그는 계속해서 말한다. “헛되이 보낸 시간이란 우리들이 인간답게 살거나 경험을 쌓는 일도 없었고, 배우거나 창조하는 일도 없고, 고통스러웠던 일도 없었던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허비된 시간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시간이다. 그러나 지난 10년은 분명히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리들은 많은 것,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소중하게 여기면서 사는 사람은 유한한 삶의 기간을 특별하게 생각한다. 일단 흘러가 버리면 돌아오지도 돌이킬 수도 없는 시간의 속성을 깊이 인식하면서 매일매일의 일상을 무의미하거나 아무렇게 보내지 않고 무언가 자기에게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을 하면서 살아간다.
 
이런 점에서 시간 사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 자기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자기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자기에게 주어지는 시간도 소중하게 여기고 사용할 줄 알게 된다.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삶은 곧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등한시하면서 자기를 소중하게 여긴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곧 유한한 자기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시간에 민감하다. 그것을 아무렇게나 소비하지 않고 의미 있게 사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스콧 펙(M. Scott Peck)은 이렇게 말한다. “만약 자신이 소중하게 여겨지면 시간을 소중하게 느끼게 되고 시간이 소중하게 생각되면 시간을 잘 이용하고 싶어진다…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되면, 시간을 절약하고 계획을 세우고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매일매일 그 위에 하얀 종이배 하나씩 정성스럽게 접어 띄워 보내면 훗날 저기 멀리 대양에 수북이 떠 있는, 자기가 하나씩 하나씩 띄워 보낸 수많은 종이배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뿌듯하게 보면서 바로 자기 인생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일, October 6,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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