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가 꿈꾼다 (7):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상도 있다!>

2024. 3. 28. 12:37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인간의 삶에서 경험은 본질적이다. 경험은 모두 삶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사는 것은 경험하는 것이고 경험하는 것은 사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 인간의 삶은 그의 경험의 총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경험은 인지 발달과 관련하여 대단히 중요하다. 인간은 감각적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얻는다. 경험은 구체적인 지식을 얻는 방법이고 “저마다의 사물에 대한 지식”(아리스토텔레스)이다. 실용주의 교육학자 존 듀이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행하면서 배운다. 우리는 경험하면서 지식을 얻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앎의 즐거움을 원한다. 인간의 지능은 감각에서 기억, 경험, 기술 지식을 거쳐 지혜(이론적 인식·학문·철학)로 나아간다…경험은 학문이나 기술과 거의 같다고 여겨지는데, 사실 학문이나 기술은 경험을 매개로 인간에게 주어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경험은 우리에게 전체적이고 온전한 지식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경험은 우리의 지식을 제한하는 면도 있다. 우리의 경험이 곧 지식의 전 영역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것들을 경험할 수 없고 우리의 경험이 모든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가 경험하는 것보다 훨씬 많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의 경험으로는 다다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지식의 영역도 있다.
 
사람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확신과 신념에 따라 자기 세계 안에서 살아간다. 물리적인 세계에서뿐 아니라 정신적인 세계에서도 그런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런 점에서 물리적인 세계 경험이 정신적인 세계 경험을 제한하기도 한다. 자기 경험과 선입견에 근거하여 자기 세계에 갇혀 사는 사람은 “동굴의 우상”(프랜시스 베이컨)에 갇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 가운데에는 물리 세계 안에서 자기의 경험 세계와 경험적 지식에 갇히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를 개방하면서 더 넓고 깊고 높은 형이상학적 세계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갈매기 조나단이 그랬다. 조나단은 자기 세계에 갇히지 않았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힘차게 부화하는 것처럼, 자기 세계 밖의 더 넓은 세계를 향하여 꿈틀거리면서 뛰쳐나왔다. 다른 갈매기들이 모르는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러한 세계로 조나단을 이끌어준 다른 두 갈매기 인도자와 함께 그렇게 되었다.
 
조나단은 설리반과 그의 동료 갈매기가 나타나 그를 다른 세계로 이끌어주기 전까지는 자기가 살아가는 바닷가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했고, 높이 높이 멀리멀리 날게 되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고 경험하게도 되었다. 그러나 그 세계가 세계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설리반과 그의 친구를 통해서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되었다. 그 갈매기들이 새로운 하늘로 조나단을 이끌어주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조나단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조나단이 가게 된 새로운 세계에는 갈매기들이 많지 않았으나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각자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나는 일’이었다.
 
조나단이 설리반에게 ‘왜 여기에는 우리 같은 갈매기들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 설리반은 ‘너는 백만 마리의 갈매기 중에서 하나 있을까 말까 한 갈매기야. 우리는 대개 오랜 과정을 거쳐서 이곳에 왔다’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삶에는 먹거나 싸우거나 무리에서 권력을 얻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가 있다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얻기까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삶을 살아야 하는지 넌 알기나 하니? 천 번의 삶이야, 조나단. 천 번의 삶!”
 
새로운 세계, 새로운 하늘에 있는 갈매기들은 다른 갈매기들과는 달리 조나단처럼 꿈을 품고 그 꿈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애쓰던 갈매기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삶의 여러 의미 중에서 더 넓고 더 깊고 더 높은 의미를 추구하던 갈매기들이었다. 갈매기 무리에 그런 갈매기들이 많지 않아서 새로운 세계, 새로운 하늘에 갈매기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었다.
 
자기 세계가 전부인 것처럼 그것에 갇혀 작은 세계에 만족하며 살면 결국 그 세계는 자기 인생의 정신적 무덤이 된다. 그러나 꿈을 꾸면서 그것의 성취를 위해 노력하면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더욱이, 조나단에게 있어서 설리반처럼 그런 세계로 이끌어줄 누군가, 곧 그 세계를 이미 경험했고 알고 있는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게도 된다.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는 것처럼, 꿈과 그것의 성취를 추구하는 삶에는 안내자가 있다. 자기 세계에 갇히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그것을 넘어서는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세계, 새로운 하늘이 열린다. 조나단에게 그런 세계가 열린 것처럼!
(수, March 27, 2024: mhparkⒸ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