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3. 08:14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잔잔히 부는 바람 따라 호수 표면에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 끊임없이 잔잔한 파도가 일고 있었다. 그 호수 위에 두 가지가 떠 있었다. 하나는 새였고 다른 하나는 하얀 깃털이었다. 아마도 오리나 갈매기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듯했다. 둘 다 파도의 물결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차이가 하나 있었다. 오리는 물밑에서 발놀림을 통해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반면에 하얀 깃털은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람이 부는 대로 일렁이는 물결 따라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오리는 주체적인 행동을 통해 파도에 떠밀리지 않고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있었고 깃털은 객체적으로 그냥 무기력하게 하염없이 떠밀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세태의 흐름에 떠밀려가지 않게 주체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행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것이었다. 인생의 여정에서 생각의 고삐를 쥐고 그것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인생길에서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많은 사람이 세상 사조의 희생자들로서 살아간다. 자신의 검토된 생각을 갖추지 못하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새의 깃털처럼 그냥 세상 사조와 풍조에 따라 떠밀려 다니는 것이다. 더 불행한 것은 사람들이 그런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뒤에야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후회해도 이미 늦었고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모든 행동의 토대가 되는 중력같이 우리 존재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중심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블레즈 파스칼은 그것을 "배후의 생각"이라고 부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배후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일반 민중처럼 말하면서 이 배후의 생각으로 모든 것을 결단해야 한다.”
우리의 삶이 흔들림 없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돛과 닻과 생각이 함께 필요하다. 인생이라는 배의 키를 잡고 진리라는 나침반을 따라 생각이라는 지적 도구를 사용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정신적으로 길과 뱡향을 잃은 세상에서 정신적 미아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어느 항해 길이 바른길인지, 그 길에 암초가 있는지 그리고 제대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항해하되, 상황에 따라 돛을 올리고 내리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잠시 멈추거나 정박할 필요가 있으면 파도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닻을 내려 고정하고 쉬었다가 다시 항해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결국 자기가 바라는 생의 목적지 항구에 이르고 멋지게 항해를 마칠 수 있게 된다.
(금, March 15,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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