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31. 00:40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종종 사람과 바다는 그 겉모습과 속 모습의 관점에서 보면 상반되게 보인다. 어떤 사람이 겉으로는 아무런 일 없이 평온하게 보일 때 우리는 그 사람의 내면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으나 그 반대인 경우도 적지 않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고 아주 평온하게 보여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무의미와 허무를 느끼고 절망 가운데서 불안해하며 폭풍우가 사납게 이는 것처럼 요동치고 있는 때도 있다.
반면에 바다는 비바람이 불고 폭풍우가 쳐서 세찬 파도가 일 때 물속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역설적으로 바다 깊은 곳에서는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이 평온하고 잔잔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람은 평온한 겉모습 속의 요동치는 내면을 가질 수 있고, 반대로 바다는 요동치는 겉모습 속의 평온하고 잔잔한 내면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은 ‘크나 작은,’ 또는 ‘작으나 큰’이라는 말만큼이나 대단히 역설적이다.
블레즈 파스칼은 “가장 큰 재난은 내란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한 사람 개인에게 적용해 보면, “가장 큰 재난은 내면의 혼란, 곧 내면의 무질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질서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는 order이다. 그 말의 반대어는 disorder인데, 그 단어의 의미에는 ‘무질서’뿐만 아니라 ‘이상이나 병 또는 질환’이란 뜻도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질서에서 벗어나거나 질서가 깨진 것이 무질서이고 병이다. 병은 본래 몸의 바른 질서를 벗어난 것, 곧 질서가 깨져 무질서가 된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정신적인 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데 외적인 질서뿐만 아니라 내적인 질서가 깨어지면 겉으로는 평온하게 보일지 몰라도(그렇지 않은 척 가면을 쓰기에), 속에서는 폭풍우가 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좋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그런 것과 관련된 좋지 않은 소식을 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될 때가 있다.
실제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이렇듯, 겉모습으로는 한 사람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사람은 겉모습으로만-겉모습도 중요하지만-판단하면 안 된다. 사람들 가운데에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아주 많다. 아니, 대부분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인간이란 존재가 그렇다.
인간에게 있어서 내면의 질서를 바로잡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내면이 바르게 질서가 잡히고 잘 정돈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인생길을 걷다가 어려움을 만나거나 삶이 혼란스럽게 될 때 그것에 대처하는 태도가 다를 수 있다. 같은 문제를 겪게 되는데도 그것을 겪는 사람의 마음의 질서와 상태에 따라서 해결책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각각 이렇게 말한다. “외면적 문제는 일단 젖혀두고, 인생을 어떻게 더 잘 보낼 것인가 하는 단 하나의, 진정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내면적 문제를 자신에게 제기한다면, 외면적 문제도 모두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참된 생활은 외면적인 큰 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눈에 띄지 않는 미미한 변화, 즉 사람들의 의식의 변화 속에서 생기는 것이다.”
때론 사막처럼 메마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풍랑이 세차게 이는 바다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험한 세상에서 그러한 영향을 덜 받으면서 살아가려면 또는 인생길을 걷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나게 될 때 덜 당황하면서 차근차근 대처해 가려면 무엇보다도 마음의 상태가 중요하다.
평상시에 내면이 제대로 질서가 잡히고 잘 정돈되어 있다면 어느 문제를 만나든 대부분은 잘 처리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그렇게 해 갈 수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마음과 그것의 질서가 중요하다. 그렇게 잘 훈련되고 정돈되고 질서 잡힌 마음을 지니도록 평상시에 자기 마음을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대단히 지혜로운 사람이다.
(토, March 30,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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