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4. 00:01ㆍ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내가 사용하는 독서대의 표면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It was by book that I got to know the world”(내가 세상을 알게 된 것은 바로 책을 통해서이다). 독서대에 아주 적합한 말이라고 여겨진다. 책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문구이기도 하다.
인간이 태어나서 자라갈 때 그의 마음은 풀이 우거진 들판이나 숲과 같아서 아직 분명한 길이 나 있지 않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내면은 모두 길이라고 할 수 있으나 평생을 걸어갈 수 있는 길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 길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수고하면서 길을 내고 다져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도 먼저 자기 길을 닦으면서 인생길을 걷고 있거나 걸어간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래야 한다.
톨스토이는 인간의 정신적 삶, 곧 마음의 삶의 우선성과 중요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이렇게 말한다. “외면적 문제는 일단 젖혀두고, 인생을 어떻게 더 잘 보낼 것인가 하는 단 하나의, 진정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내면적 문제를 자신에게 제기한다면, 외면적 문제도 모두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것처럼, 인간이 살아갈 때 인생의 외적인 길보다도 마음의 내적인 길이 더 근본적이고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외적인 길도 중요하나 본질에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전에 자기 길을 닦은 사람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도움 중 하나가 바로 탐구이다. 탐구는 마음의 길을 내고 닦는 중요하고 필수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탐구의 기본적인 도구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면을 풍성하게 하고 자기 마음의 길을 닦는 것이다. 사람이 책을 읽으면서 연구하는 것은 자기 마음에 길을 내는 것이다. 더욱이 잘 닦인 길을 내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물었다. ‘지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책 200권 이상 읽은 사람이 있느냐’고.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평생 살아가면서 그 정도의 책은 읽어야 죽을 때 교양있게 죽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누군가 ‘꼭 그렇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그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을 손에 쥐고 읽고 탐구하면서 마음속을 걷고, 걸으면서 거기에 자기의 길을 내는 게 마음의 삶이다. 길이 없던 곳에 조금씩 길을 내고 그 작은 길을 조금씩 조금씩 더 넓혀 가면서 큰길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양인의 인생이란 길이 없는 마음의 들판에 길을 내고 닦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게 지성을 개발하는 사유이고 탐구이고 연구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 책이 있고 독서가 있다.
책과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을 알게 될 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내면을 깊이 있고 풍성하게 할 수 있다. 책은 ‘만나면 좋은 친구’이고 읽으면 좋은 친구이다.
(금, February 23, 2024: mhparkⒸ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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